<앵커>
한 주간의 국제 경제소식 알아보는 월스트리트 리포트 시간입니다. 뉴욕 연결합니다.
이현식 특파원! (네, 뉴욕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유럽연합이 시장 안정대책에 합의했다는 보도 전해 드렸는데, 해외증시도 영향 좀 받았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원래 이번 주 초만해도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무슨 실효성있는 대책이 나오겠냐는 회의감이 높아서 증시가 하락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어젯밤(29일)에 나온 대책은 예상 외로 전격적인 것들이 포함되어 있었고, 이에 대해서 유럽과 뉴욕증시는 폭등으로 아주 환영일색으로 반영을 했습니다.
먼저 마감된 유럽증시는,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이탈리아 증시가 2년 만에 최대폭인 6.6%, 스페인 증시가 5.7% 올랐고 프랑스 증시가 4.7%, 독일 증시도 4.3% 뛰었습니다.
뉴욕증시 다우지수도 막판으로 갈수록 오름폭이 커지면서, 270P 넘게 올랐습니다.
S&P 500은 2.5%, 나스닥은 3%의 높은 상승률을 보이면서 2분기 마지막 날을 화려하게 장식했습니다.
국가채무 위기의 위험도 바로미터인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스페인이 전날 6.94%에서 6.33%로, 이탈리아가 6.2%에서 5.81%로 각각 급락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어제 유럽정상회의 최대 수혜국인 이탈리아와 스페인 두 나라가 내일 유로 2012 축구 결승전에서 맞붙는다는 겁니다.
두 나라의 숨통을 터주는 결정은 독일의 양보로 가능했는데, 독일은 그제 경기에서 이탈리아한테 졌었죠.
이탈리아에서는 이번 합의를 이끌어낸 마리오 몬티 총리, 그리고 독일전에서 2골을 넣은 축구팀 대표공격수 마리오 발로텔리 두 사람을 '슈퍼 마리오'라고 부르면서 띄워주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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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럽 정상들의 합의내용이 결국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해외에서 돈 빌릴 때 부담을 덜게 해주는 것이라고 하던데, 자세히 좀 풀어서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얼마 전에 스페인이 부실은행 문제 해결하는데 필요한 돈 최대 1000억 유로를 구제금융받기로 했다는 보도를 기억하실 겁니다.
그런데 이 구제금융은 의도하지 않았던 여러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먼저 이 돈은 스페인 정부에게 빌려주는 돈으로 설정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스페인 나라 빚이 1000억 유로 늘게 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 돈을 스페인 정부가 어느 세월에 무슨 수로 갚겠냐는 생각에, 시장에서는 스페인 국채를 내다 팔았습니다.
스페인은 그래서 어차피 도와줄 돈이라면 스페인 정부를 건너뛰고 스페인의 은행들에게 직접 꿔 달라 이렇게 요구해 왔는데, 하지만 독일은 여기에 대해서 극력 반대했습니다.
왜냐하면 스페인의 부실 은행들과 스페인 정부는 서로 돌려막기를 하면서 근근히 버티는 상황에 와 있었습니다.
스페인의 은행들은 스페인 정부 채권을 사 주고, 스페인 정부는 스페인 은행들에 자본금을 지원해주고, 이렇게 돌려막기를 하는 식이었는데, 이런 채권-채무 관계에서 스페인 정부가 뒤로 쏙 빠졌다가 나중에 부실 은행들이 돈을 갚지 못 하게 되면 독일 정부는 돈을 떼이게 되는 게 아니냐는 그런 우려가 있었던 겁니다.
그러다가 이번 정상회의에서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일단 국제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려면 스페인이 요구하는는대로 은행들에게 직접 돈을 빌려줘야 되겠다고 양보를 하고 받아들인 것입니다.
<앵커>
여기에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의 선순위, 후순위 얘기도 나오던데 그건 무슨 얘기입니까?
<기자>
스페인에게, 그리고 앞으로 혹시 이탈리아에게 추가로 구제금융이 지원되면 그 돈은 EFSF, 다음 달부터는 ESM이라고 하는 유럽의 구제금융 기구, 또는 기금에서 나오게 됩니다.
이 돈은, 원래 구제금융 받은 나라가 가장 먼저 갚아야 하는 빚입니다.
그런데 스페인 국채를 갖고있는 기존 투자가들은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받았다가 나중에 상환능력이 부족하게 되면 나는 손해를 보고, 독일 정부같은 구제금융 제공자만 원금을 다 받아가는 거 아니냐 하는 두려움에 빠졌고, 그래서 기존에 갖고 있던 국채를 내다 팔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문에 스페인의 국채금리가 7%를 한참 넘어갔던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유럽연합 정상들은 이번 스페인 상대 구제금융에 대해서는 변제우선권을 주장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민간투자가들의 우려를 덜어주려는 조치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도 결국은 독일이 큰 양보를 한 겁니다.
독일은 지금, 빚쟁이 동생들의 사업에 보증을 서주는 부자 맏형같은 처지로 계속 내몰리고 있는데, 과연 독일 유권자들이 이를 어디까지 감내할 것인지가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정상간 합의로 유로존은 시간을 좀 벌었습니다만, 앞으로 근본적인 해결책을 시도하고 각 나라의 빚을 줄여가는 과정에서 또 어떤 돌발 악재들이 튀어나올지 알 수 없다는 그런 우려가 시장에는 상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