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새 왕세제에 살만 국방장관

보수·실용적 성향의 왕실 '군기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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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의 새 왕세제에 현 국방장관인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76) 왕자가 임명됐다.

압둘라(89) 사우디 국왕은 18일(현지시간) 고(故) 나이프 빈 압둘아지즈 왕세제의 후임 '왕세제 겸 부총리'로 임명했다고 사우디 국영TV가 보도했다.

살만 왕세제는 현재의 국방장관직도 계속 맡게 된다고 사우디 왕실은 설명했다.

1962년부터 리야드 주지사를 역임한 살만 왕세제는 지난해 11월 5일부터 국방장관을 맡아오다가 이번에 친형 나이프 전 왕세제의 자리를 이어받게 됐다.

항공장관을 겸하는 사우디의 국방장관은 보수적인 이슬람 왕국 사우디에서 가장 중요한 직책 중 하나로 여겨진다.

아버지 압둘 아지즈 이븐 사우드 초대 국왕의 외모를 형제 중 가장 많이 닮았다는 얘기를 듣는 그는 알 사우드 왕가의 왕자 간 분쟁이나 문제가 발생 시 중재자 또는 `군기반장'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는 후문이다.

범아랍 일간지 아샤라크 알아우사트를 발간하는 사우디리서치앤마케팅 그룹의 회장이기도 한 그는 보수적이면서도 실용주의적인 성향으로 압둘라 국왕의 온건한 사회·경제 개혁정책을 계승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물론 다른 수니파 무슬림 국가와의 동맹 관계에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는 1999년 4월 당시 고건 서울시장 초청으로 방한한 인연이 있다.

지난 2월에는 리야드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과 만나 양국 국방부 간 협력을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압둘라 국왕은 또 나이프 전 왕세제가 겸직하던 내무장관에는 수십 년간 내무차관을 맡아 오던 아흐메드 왕자를 임명했다.

살만 왕세제와 아흐메드 내무장관은 모두 압둘라 국왕의 이복동생이자 나이프 전 왕세제의 친동생으로 사우디 왕가에서 막강한 힘을 자랑하는 '수다이리 세븐(7형제)'의 일원이다.

한편 새 왕세제와 후임 내무장관의 임명은 나이프 전 왕세제의 조문기간(18∼20일)이 끝나기도 전인 이날 장례식 하루 만에 이뤄졌다.

현지 소식통은 "압둘라 국왕이 89세의 고령인 만큼 불안정한 후계 구도를 조속히 정립시키려 한 것 같다"면서 "살만 왕세제가 '충성위원회'의 추인을 거쳐 임명됐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두바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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