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은 야생개" 32년 숨죽이고 살던 부모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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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호주에 사는 부부가 자신의 딸을 죽인 비정한 부모로 몰려서 억울한 세월을 살았습니다. 그런데 딩고라는 들개가 진범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32년 만에 누명을 벗었습니다.

정유미 기자입니다.

<기자>

1980년 호주 중부 울룰루에서 캠핑을 하던 챔벌린 가족에게 비극이 닥쳤습니다.

생후 두 달 된 딸 아자리아가 사라진 겁니다.

[린디 챔벌린/아자리아 엄마(사건 발생 당시) : 텐트에서 나와 남편에게 '야생개 딩고가 아이를 물고 갔다'고 소리쳤어요.]

비극은 끝이 아니었습니다.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야생개 딩고가 아이를 물고 갔다는 부부의 주장을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습니다.

딩고가 사람을 먼저 공격하진 않는다는 학자들의 의견까지 나오자 검찰은 물론 언론까지 너나 할 것 없이 부부를 딸을 죽인 비정한 부모로 몰고 갔습니다.

아자리아의 엄마 린디는 2심에서 종신형을 선고받고 3년을 복역했습니다.

그러다 1986년 사건은 반전을 맞게 됩니다.

딩고가 사는 굴에서 아자리아의 옷이 발견된 겁니다.

딩고가 아이를 물어 죽이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것도 부부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그리고 32년 만에 부부는 힘겹게 살인범 누명을 벗었습니다.

[엘리자베스 모리스/검시관 : 아자리아는 딩고에게 끌려가 공격을 당해 죽은 것입니다.]

[린디 챔벌린/아자리아 엄마 : 딩고가 위험하지 않고 먼저 공격을 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더이상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뼈아픈 고통을 겪고도 감정적인 여론에 내몰려 옥살이를 하고 비난의 화살을 맞아야 했던 이 부부의 이야기는 1988년 영화로도 만들어져 호주 사회에 문제를 제기했었습니다.

(영상편집 : 박정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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