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 이 남자, 연기의 재미에 제대로 빠졌다 (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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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가 너무 재미있다. 그 인물이 돼 표현한다는게 얼마나 재미난 일이고 행복한 것인지, 이번 ‘옥탑방 왕세자’를 통해 많이 느꼈다.”

JYJ 멤버이자 한류열풍의 선두주자로 전세계의 팬들을 열광케하는 아이돌 멤버 박유천. 그의 또 다른 이름은 ‘연기자’다. 연기하는 아이돌을 뜻하는 ‘연기돌’을 드라마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가운데, 박유천의 존재는 가히 독보적이다. 다른 ‘연기돌’들과 비교해, 아니 다른 ‘배우’들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박유천은 연기를 정말 ‘잘’ 한다. 원래 직업이 가수였다는게 신기할 정도다.

박유천은 시작부터 달랐다. 처음 연기에 도전했던 ‘성균관 스캔들’(2010)부터 남다른 연기력을 뽐냈던 그는 이듬해 ‘미스 리플리’와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옥탑방 왕세자’까지, 겨우 세 작품에 출연했을 뿐인데 원래부터 연기자가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탁월한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그가 이제 제대로 연기의 맛에 빠졌다. 세 작품만이니 빠르다고 할 수도, 늦다고 할 수도 없다. ‘옥탑방 왕세자’를 통해 박유천은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졌고, 스스로 연기의 맛을 알아버렸다. 이제 연기를 통해 재미와 행복을 느끼기 시작했으니, 앞으로 ‘연기자’ 박유천이 보여줄 연기는 더 대단할 것임은 분명하다. 그래서 더 기대되고, 더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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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방 왕세자’는 내가 의지했고, 위안 받았던 작품”

-‘옥탑방 왕세자’를 하면서 연기호평을 받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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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연기를 잘한게 아니라, 내가 경험했던 것들이 연기로 나온 거 같다. 경험이 연기에 도움이 된단 걸 정말 뼈저리게 느꼈다. 대성통곡을 해봤기 때문에 그런 장면에서 눈물을 흘릴 수 있었다. 이번 작품에선 내가 경험한 것들을 토대로 많이 보여드린 거 같다. 다음 작품을 만났을 때, 내가 한계를 만나 불안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지금은 내가 할 수 있는 한, 여유가 있을 때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싶다. 어디 가서 밥을 먹더라도 보통 사람들의 작은 행동들을 많이 보는 편이다.

-‘옥탑방 왕세자’는 박유천에게 어떤 드라마였나?

애정이 많이 있었다. 끝나고 나서 알게 된 애정이었던 거 같다. 드라마 자체에도 애정이 있었지만, 이각과 박유천을 동시에 봤을 때도 의미가 있었던 작품이다.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이각에 몰입해서 나름 연기를 전 작품보다 자유롭게 하지 않았나 하는 뿌듯함이 있다. 또 박유천 개인적으로는 의지가 많이 됐던 작품이다. 빠져서 연기를 할 수 있었고, 내가 느끼기에 위안을 많이 받았다. 그걸 드라마가 끝나고 인지하게 됐다.

-막판에 수목극 1위의 시청률로 종영했다. 그 비결이 뭘까?

19, 20회 대본을 받아 읽었을 때, 이각(박유천 분)과 박하(한지민 분)가 그리워하는 마음이 많이 느껴졌다. 그래서 연기도 진실되게 할 수 있었다. 마지막 20회에서 시청률을 뒤엎을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을 솔직히 마지막 대본을 읽으며 가졌다. ‘옥탑방 왕세자’가 판타지이긴 하지만, 누군가를 향한 그리움이란게 시청자들에게 어필이 되지 않았나 싶다. 단순히 이게 ‘슬프겠다’ 라는게 아니라 시청자가 같이 눈물 흘려줄 수 있는, 그런 마지막회였다.

-그토록 빠져있었던 이각에게선 좀 벗어났나?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벗어날 수 있을거라 생각하는데, 이각에게 고마운 마음이 정말 크다. 이각은 진짜 내 곁에 있는 친구 같은 느낌이다. 이렇게 드라마에서 연기한 인물에게 이런 감정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처음이라 더 신기하다.

-이각의 말투나 행동이 자기도 모르게 나오지는 않나?

드라마 시작하기 전부터 이각의 말투, 템포, 강약 같은 걸 고민하긴 했는데, 그 중에서도 뒷짐 지는 행동이 일상화가 돼버려 평소에도 그러고 다닌다. 편하기도 해서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데, 전보다 더 뒷짐을 지는 거 같다. 그래서 안하려고 굳이 애써서 팔을 내리고 걸으면, 팔이 덜렁덜렁한 거 같고. 좀 의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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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가운데만 보고 갔다. 부담도, 걱정도 없었다”

-전작들보다 ‘옥탑방 왕세자’에 대한 애착이 더 큰 거 같다.

이번 작품은 ‘미스 리플리’ 시작할 때와 마음가짐부터 많이 달랐다. ‘미스 리플리’는 내 자신이 너무 부담감이 컸다. 준비 기간도 짧았고, ‘성균관 스캔들’이 잘 됐으니 또 잘해야 된다는 압박감도 있었고, 스스로 자신감이 없었다. 그래서 첫 촬영을 하고 나서 못하겠단 말까지 했었다. 다행히 다시 마음을 다잡고 끝까지 잘 마무리했는데, ‘옥탑방 왕세자’를 시작할 땐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다. 그냥 ‘연기하자’였다. 그냥 가운데만 보고 갔다. ‘잘해야지’ 하는 부담도, ‘못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도 없었다. 딱 가운데만 봤다. 그렇게 하다보니 연기가 너무 재미있더라. 그 인물이 돼 표현한다는게, 그게 얼마나 재미난 일이고 행복한 것인지 이번 작품을 통해 많이 느꼈다.

-사극과 현대극을 넘나들고 1인 2역을 연기했다. 힘든 점은 없었나?

한 인물에 주어진 상황이 여러 가지다 보니까, 내가 한 시라도 놓아버리면 흔들릴 수도 있어 더 집중했다. 가장 표현하기 힘들었던 부분은 완전한 용태용이 됐을 때다. 이각과 용태용은 대사, 템포 등이 너무 다른데, 이각에 익숙해지다 보니까 용태용으로서 연기할 땐 어려웠다. 또 용태용도 100% 용태용이 아닌 이각이 용태용을 흉내내는 것이라, 중간중간 눈빛이라든지 그런게 예리하게 달라져야 해서 초반에 캐릭터를 잡기가 힘들었다.

-이각과 용태용, 둘 중 어느 캐릭터와 실제의 모습이 비슷한가?

애매하다. 용태용은 자유로운 영혼이고 하고자 하는 걸 자유롭게 하던 인물이다. 반면 이각은 갇혀진 공간에서 자란 인물이다. 자유로움이라든지 생각에 틀이 없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마음은 용태용과 더 가까운 거 같고, 연예인이 되고 난 후의 상황과 이각이 비슷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이각의 책임감이라던지, 그런건 오히려 내가 배웠다.

->인터뷰②에 계속

[사진=김현철 기자

khc21@sbs.co.kr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강선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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