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톡소포자충', 애완고양이 감염 가능성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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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소포자충 기사를 쓴 안영인 기자입니다. 먼저 해당 기사에 많은 관심을 보내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또 이번 보도로 고양이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에게 본의 아니게 큰 걱정을 끼쳐 드린 점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또 짧은 시간 안에 핵심적인 내용을 압축적으로 전달해야 하는 방송 뉴스의 특성 때문에 모든 내용을 충분히 상세하게 설명 드리지 못한 점 또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보도가 나간 이후 기사 댓글이나 SNS, 이메일, 시청자게시판 등을 통해 많은 질문과 문제 제기가 있었습니다. 일일이 답변을 드릴 수는 없는 상황이라 우선 인터넷을 통해 기사에 담지 못했던 내용을 비롯해서 몇 가지 설명을 드릴까 합니다.

(1) 취재는 어떻게 했나?

보도를 위해 대한기생충학회와 안과 교수님들의 자문을 구했습니다. 대한기생충학회는 중앙대 의대 교수님과 가톨릭의대 기생충학교실 교수님으로부터 자문을 구하고 역학조사 결과를 취재했습니다.

2010년 제주도 조사 결과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였습니다.

Korean J Parasitol Vol. 49, No.3 : 309~311, Sep 2011, “Maintained Seroprevalence Toxoplasmosis among the Residents of Jeju Island, Korea“

2010년과 2011년 경기북부, 강원북부 역학조사 결과는 대한기생충학회 자료입니다. 아직 논문으로 발표되지 않았지만 학회에서 취재를 했습니다.

망막 손상과 관련해서는 서울성모병원 안과 교수님의 자문과 아래 논문을 참고했습니다. 아래 논문은 톡소포자충으로 인한 10명의 망막 손상 환자를 보고하고 있습니다.

Korean J Parasitol Vol. 49, No.2 : 167~171, June 2011, "Clinical Features of Ocular Toxoplasmosis in Korean Patients"

기사에서 언급한 50대 남성 환자는 논문 연구 사례로 멧돼지 특정 부위를 날 것으로 먹은 것이 원인인 것으로 병원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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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애완 고양이가 위험한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실내에서 관리하고 기르는 애완용 고양이는 위험하지 않습니다. 애완용 고양이가 기생충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은 아주 낮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실내에서 관리하면서 기르는 고양이가 감염된 쥐를 잡아먹을 리도 없고 날고기를 먹을 가능성도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잘 아시겠지만 길고양이는 상황이 좀 다릅니다, 대한기생충학회 자료에 따르면 길고양이의 톡소포자충 감염률은 지역에 따라 15%에서 최고 45%에 이릅니다. 따라서 톡소포자충의 위험은 사실상 야생 상태인 길고양이의 문제이고 집안에서만 기르는 애완 고양이의 경우는 감염되거나 전염의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점을 다시한번 강조합니다.

(3) 고양이로부터 직접 인체에 감염되나?

집 고양이 문제와 함께 많은 분들이 걱정하신 부분입니다. 하지만 기생충의 감염 경로로 볼 때 일부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고양이를 만지기만해도 인체에 직접 감염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톡소포자충은 감염된 고양이의 분변을 통해 난포낭이 배출이 되어야 전염 가능성이 시작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사에 썼듯이 종숙주인 감염된 고양이의 분변을 통해 채소나 과일이 오염되고 또 돼지나 멧돼지, 양 등이 감염되고 이렇게 오염된 야채나 과일을 먹거나 기생충에 감염된 육류를 덜 익혀 먹을 때에만 인체로 전염됩니다. 기사에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감염된 사람의 혈액을 수혈 받을 때도 감염될 수 있습니다.

모든 감염 경로 가운데 인체 감염은 오염된 육류를 날 것으로 먹거나 덜 익혀먹을 때 감염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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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고양이 기생충’ 이라는 명칭에 대해

'고양이 기생충'이라는 표현은 정식 학명이나 공인된 이름은 아닙니다. 다만 고양이가 톡소포자충의 종숙주라는 점을 고려해 시청자들이 쉽게 이해 할 수 있도록 톡소포자충이라는 정식명칭에 덧붙여 '고양이 기생충'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겁니다. 종숙주라는 것은 이를테면 숙주 중에서도 종갓집에 해당한다는 얘기입니다. 이 기생충은 고양이의 몸 속에서만 유성 생식을 하거든요. 전문용어에 익숙치 않은 일반인들에게 이 기생충이 무엇인지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하기 위해 사용한 용어였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기생충학회에서도 '고양이 기생충'이라는 공식 학명은 없지만 고양이를 종숙주로 하고 고양이에 기생하는 기생충 가운데 하나인 톡소포자충을 고양이 기생충이라고 부르는 데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물론 톡소포자충은 사람이나 다른 동물도 중간 숙주로 하는 이른바 '인수 공통 기생충'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사람한테도 위험한 것이고요.

(5) 톡소포자충 항체양성률 25%의 의미

이건 그야말로 우리 국민의 25%가 톡소포자중에 감염된 적이 있고 (그래서 항체 형성), 이 사람들은 현재도 톡소포자충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부에서 언급하듯 백신을 맞으면 만들어지는 B형 간염 항체 양성률과 비교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내용이 전혀 다릅니다.

B형 간염 백신을 맞는다는 것은 '유전자를 재조합해 중화항체를 유도하는 단백질'을 맞는 것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B형 간염 항체가 있다고 해서 보균자로 보는 것은 틀린 겁니다. 하지만 톡소포자충 항체 양성률은 백신을 맞아서 생기는 항체 양성률과는 전혀 다릅니다. 항체양성률 25%라는 말은 바로 이 25%가 잠복감염자라는 뜻입니다. 아직 톡소포자충 백신이 없는 만큼 백신으로 항체가 형성될 수도 없고, 따라서 활성화는 안 됐지만 치료를 하지 않았다면 현재도 '기생충'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으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보도 이후 많은 분들이 걱정한 부분에 대해 간단하게 나마 보충설명을 드렸습니다. 이번 보도는 야생 길고양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을 매개로 퍼져나가고 있는 톡소포자충의 위험을 알리고 대책을 마련하도록 유도하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경위야 어찌되었든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기르며 사랑하는 많은 분들에게 본의 아니게 심려를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기사에 많은 관심을 보내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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