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새 아파트에 입주하면 동마다 '구경하는 집'이 한 채씩 있지요. 여기 설치된 인테리어 제품들 보고 구입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입주자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 구경하는 집, 업체들끼리 이권 다툼에 바가지 상혼까지 문제가 적지 않습니다.
정경윤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입주를 앞둔 한 임대아파트 앞, 인테리어 업자들과 경호업체 직원들 사이에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집니다.
입주민들과 계약을 따내기 위해 아파트 단지에 들어가려는 업자들을 경호원들이 막아서는 겁니다.
끌려나가지 않기 위해 주저앉거나 드러눕는 사람이 속출합니다.
경호원들을 고용한 이들은 '전국구'란 이름의 연합회, 다름 아닌 같은 인테리어 업자들입니다.
회원이 아닌 다른 인테리어 업자를 막아 아파트 동마다 들어서는 '구경하는 집'을 독점하는 게 목적입니다.
결국 개인 인테리어 업자들은 아파트 입주민과의 계약을 한 건도 따내지 못하는 구조입니다.
[피해 인테리어 업자 : 망신을 당하고 현장에 못 들어가고, 더 크게 싸우면 이 계통에서 영원히 왕따가 되니까 크게 싸우지도 못합니다.]
횡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전국구 연합이 책정한 가격표입니다.
시중에 판매하는 인테리어 제품 원가의 2배가 넘는 가격으로 영업해 왔습니다.
이들 연합회는 이 아파트 단지 13개 동 가운데 11개 동의 구경하는 집을 장악하고 가격을 담합했습니다.
입주민들은 자신들의 인테리어 설치 비용이 비싸다는 사실을 모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방범창은 15만 원, 전자 번호키 18만 원, 빨래 건조대 15만 원 등 3종류만 해도 45만 원이 넘습니다.
[이경현/A 아파트 입주민 : 좀 비쌌습니다. 세 군데 다 돌아다녀봐도 거기서 거기고. 그래서 그 중에서 단 만 원이라도 싼 데 했는데 다 그게 그거더라고요.]
전국구 업자들이 개입하지 않은 다른 아파트를 찾았습니다.
빨래 건조대 설치 비용은 단 3만 원에 그쳤고, 전자 번호키도 15만 원을 넘지 않습니다.
[백정아/B 아파트 입주민 : 전단지 같은 경우 보고 여러 군데를 보고 싸게 선택을 했죠. 전혀 불편한 거 못 느껴요. 그냥 잘 구했다고 생각을 하는데.]
이권을 독점하는 과정에서 드는 비용을 입주민들에게 전가한 겁니다.
경찰은 지난 2010년부터 30차례에 걸쳐 전국의 임대아파트를 돌며 인테리어 업자를 폭행하고 영업을 방해한 혐의로 전국구 연합 회원 손 모 씨를 구속하고 19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영상편집 : 김경연, VJ : 신소영, 화면제공 : 경기경찰청 광역수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