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일까?
맨체스터 더비 이후 영국 언론들은 일제히 박지성의 거취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4일(이하 한국시간) 영국의 일간지 '데일리 스타' 역시 "박지성이 맨유에서 커리어를 지속하는 것에 위기를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일 맨시티의 홈인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맨시티와 맨유의 '2011/2012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 경기가 발단이 됐다. 이번 시즌 리그 타이틀 결정전이나 다름없던 이 경기에서 맨유는 맨시티에 0-1로 패했고, 사실상 맨시티에게 우승을 내줬다. 마지막 두 경기를 남겨둔 두 팀의 승점은 83점으로 같지만, 골득실에서 맨시티가 8골이나 앞서 있다. 따라서 맨시티가 남은 경기서 패하거나 무승부를 기록하지 않는 한 맨유가 자력으로 순위를 뒤집고 우승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진 상황이다.
영국 언론들이 연일 박지성의 위기론을 꺼내는 것은 그가 맨체스터 더비에서 가장 먼저 교체아웃된 선수였다는 점에 기인한다. 이날 맨시티의 막강한 화력을 잠재우기 위해 퍼거슨 감독은 라이언 긱스와 폴 스콜스는 물론 마이클 캐릭, 박지성 그리고 나니에 이르기까지 총 5명의 미드필더들을 기용했다. 베테랑 선수는 물론 수비임무를 맡길 박지성에 공격력을 갖춘 나니까지, 퍼거슨 감독은 가장 풍부한 경험을 가진 자원들로 팀의 허리를 구성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전반에 선제골을 내주면서 0-1로 밀리자 퍼거슨 감독은 후반 13분 가장 먼저 박지성을 빼고 공격수 대니 웰벡을 투입했다. 중원에서 우위를 바탕으로 경기 주도권을 가져오고자 했던 자신의 전술이 잘못됐음을, 노장 감독은 스스로 인정했고 그 결과 가장 먼저 아웃된 선수는 박지성이었다. 노쇠한 팀 스쿼드 사정도 이러한 교체에 한 몫을 했겠지만 박지성이 전력상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맨체스터 더비 패배 이후 맨유는 '전력보강'이라는 화두를 피할 수 없게 된 상황이고, 베테랑인 긱스나 스콜스가 이미 팀의 대세와는 논외인 노장선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맨유 전력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노쇠화'와 관련해 박지성은 다가오는 여름 이적시장서 살생부 명단에 오를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인 셈이다.
실제로 영국의 '데일리 메일'은 "박지성의 계약기간은 2012/2013 시즌까지이지만 선수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더이상 계약연장 제안을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퍼거슨 감독이 2013년에 아무런 이적료도 받지 못하고 선수를 떠나보내는 것 보다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이적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박지성의 이러한 위기는 맨체스터 더비에서의 실망스러운 경기력과 더불어 그가 2011/2012 시즌 내내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사실이 뒷받침 되면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본인은 팀에서의 활약에 집중하기 위해 국가대표팀까지 은퇴했지만 공교롭게도 맨유가 이번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는 물론 칼링컵과 FA컵 등 자국에서 펼쳐지는 각종 토너먼트 대회에서도 조기 탈락하면서 출전할 수 있는 경기 수 자체가 절대적으로 줄어들었다.
리그 우승만이 최대 목표로 남은 가운데 퍼거슨 감독이 매 라운드 내놓은 '필승조' 안에서 박지성의 이름은 쉽게 찾아볼 수 없었으며, 그만큼 팀 내 입지는 급속도로 줄어들었다.
'데일리 스타' 역시 "박지성은 맨시티와의 더비 경기에 선발출전 했지만 선수의 몸에 크게 이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무려 3개월 만의 선발출전이었다. 맨유가 우승 타이틀을 가져오든 못 가져오든 퍼거슨 감독은 노쇠하고 있는 자신의 선수단을 강화할 필요성에 직면하고 있으며, 박지성은 그 개혁의 사상자 중 한 명이 될 것이다"고 냉정한 평가를 전했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이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