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자살, 강도짓…불법도박의 그늘

불법도박 규모 88조 원 규모, 정부 대책은 뒷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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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불법도박 얘깁니다. 김제 마늘밭에서 발견된 뭉칫돈 110억 원. 또 프로축구와 야구선수들의 경기조작, 모두 불법도박의 그늘입니다. 이 불법도박 시장은 나날이 커져서 많게는 88조 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정부의 대책은 뒷걸음입니다.

한정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강남의 한 편의점.

마스크를 쓴 남자가 들어와 여직원을 흉기로 위협하더니 돈뭉치를 들고 달아납니다.

인터넷 불법도박에 빠진 대학생 정 모 씨가 도박 자금을 구하려고 끝내 강도짓까지 하게 된 겁니다.

금융회사에 다니는 이 모 씨는 재미 삼아 경마에 손을 댔다가 결국 불법 도박에 빠져 1억 원 넘게 날렸습니다.

[도박 중독 : 한번 따니까 만족감이 생기더라고요. 만약에 돈을 더 크게 넣어서 열배가 맞으면 돈을 더 크게 벌수 있겠다 싶어 유혹에 빠지는거예요. 나중에는 잃은 돈 때문에…]

사설 경마에서 스포츠 도박, 온라인 도박까지 불법 도박 시장은 날로 급팽창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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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인구 가운데 도박 중독자 비율을 봐도 우리나라는 캐나다의 2배, 영국의 3배에 달합니다.

도박 중독자의 70% 이상이 우울증을 겪고, 20%가 자살까지 생각하는가 하면, 이혼이나 실직, 범죄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행호/강원랜드 중독관리센터 전문위원 : 사회 문제, 개인의 신체와 정신을 피폐시키는 건강상의 문제 등 전반적인, 총체적인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국가적인 차원에서 더 단속을 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부는 손을 놓다시피하고 있습니다.

사감위에 불법도박 단속권을 주는 내용의 법 개정이 추진됐지만 결국 무산됐고, 사행산업에서 적립하는 도박 중독 치유 부담금 규모를 원안보다 절반으로 깎는 방안까지 추진되고 있습니다.

불황이 깊을 수록 확산되는 한탕주의 도박심리, 정부의 방치 속에 도박의 수렁은 깊어져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대영, 영상편집 : 위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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