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교육부가 내놓은 학교폭력 대책 가운데 하나가 체육수업 확대였습니다. 개학하고나서 잘 돼가나 한번 봤더니 이것 역시 탁상행정이었습니다.
이대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상진/교육과학기술부 차관 : 11개 시도 교육청은 학교 스포츠클럽 시수를 100% 학교에서 확보하는 등 학교 스포츠 활동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 대전에 있는 한 중학교입니다.
좁은 운동장이 학생들로 빽빽합니다.
7개 반이 동시에 체육수업을 받기 때문입니다.
[대전 A중학교 체육교사 : 왜 하는지 모르겠어요. 이런 걸 생각 못한 것 같아요. 뛰어놀 곳이 없는데… 수업만 늘려서 뭐하자는 것인가. 시설을 확보해 줘야지.]
수업 시간표가 이미 짜인 상황에서 체육 수업을 늘리라는 지시가 내려오자 대부분 학교가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체육수업을 몰아넣은 겁니다.
[대전 B중학교 체육교사 : 아까는 11개 반이 나왔는데… 어휴. 정신없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아이들이 불쌍하죠.]
학교 현실을 무시한 채 시간만 늘려 놓으니 체육 수업이 제대로 진행될 리 없습니다.
[중2 학년생 : (체육 수업 늘어난 시간에 뭐해요? 보통.) 자요.]
일부 학교에선 체육 교사가 부족해 다른 과목 교사들까지 체육 수업에 동원되는 실정입니다.
[부산 C중학교 체육교사 : 수업 시수가 적은 교과 선생님이 억지로 맡아서, 일반적으로 하는 게 낙동강 근처 걷기…]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내놓은 체육수업 확대 대책이 철저한 사전준비 없는 조급한 탁상행정으로 겉돌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채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