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컨테이너에 415만 달러 밀반입 3부자 적발


부산경남 본부세관에서 모처럼 재미있는 수사를 했습니다. 이름하여 거액의 미화를 컨테이너 화물에 숨겨 들여 오다 세관에 적발된 겁니다. 관세청 개청 이래 처음이라고 합니다. 무려 4백 14만 8800 달러가 넘는 규모도 처음이고 컨테이너 화물에 숨겨 들여 온 것도 처음이라고 합니다. 통상 현금의 속성상 분실 우려 등으로 소액의 금액을 공항을 통해 자신의 몸이나 휴대품에 숨겨 들여 오다 적발된 사례는 간혹 있었지만 이처럼 대규모로 선박 화물을 통해 들여온 경우는 없었다고 합니다.

밀반입한 피의자는 우리나라에서 염직회사를 운영하는 대표 67살 김 모 씨와 두 아들입니다. 김씨 3부자는 동남아 등지에서 현지법인을 설립해 염직공장을 운영해 왔는데요. 이번에 적발된 미화는 현지법인에서 벌어들인 수익금의 일부라고 합니다.

김 씨 부자는 지난 2010년에만 3차례에 걸쳐 321만 불을 컨테이너 화물에 숨겨 들어와 성공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세관 조사 결과 밝혀 졌습니다. 그리고 지난 1월21일 직물원단을 실은 컨테이너 화물 속에 93만8800 불이 든 사과박스를 숨겨 들여 오다 세관 X-레이 검색대에 적발된 것입니다. 꼬리가 길면 밟힌다는 속담이 떠오르는 대목입니다.

김 씨 부자는 그 이전에는 미화를 자신의 휴대품에 숨겨 들여오다 적발됐지만 이번에는 한꺼번에 거액을 밀반입할 방법을 찾다 컨테이너 화물속에 숨겨 들어 오는 일명 '심지박기' 수법을 사용했습니다. 즉 수입하는 직물원단 속에 미화를 담은 사과박스를 숨겨 놓는 것입니다.

하지만 세관 컨테이너 X-레이 검색기를 통한 세관 검사에서 4번째 만에 적발됐는데요, 사실 검색기 모니터를 보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모니터를 여러차례 확대해 보고 여러가지 색깔로 대비해 보면서 사각 박스가 희미하게 보였습니다. 검색을 담당한 관세행정관은 확대를 하면서 희미하게 사각박스가 보였고 그 위치가 원단 중간 깊숙히 막혀 있어 이상한 생각이 들어 컨테이너 박스를 조사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광고 영역

이번에 적발된 사과박스 안에는 미화 100 달러짜리 백 장(만 달러)이 한 묶음이 된 돈 다발 94개가 들어 있었습니다. 한 개인이 신고없이 들여 올 수 있는 미화는 만 달러인데요, 김 씨 부자는 93배가 넘는 미화를 몰래 숨겨 들여 온것입니다.

밀반입한 이유는 법인세나 소득세를 회피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현행 외환 관리법상 외화 반입시 법인세는 신고액의 20%, 개인 소득세는 38%의 세금을 물도록 돼 있습니다. 결국 세금을 회피하려다 김씨 부자는 막대한 추징금을 물게 됐습니다.

먼저 국세청으로부터 이 돈이 개인 비자금의 성격으로 판정받을 경우 개인 소득세 탈루 혐의가 적용돼 추징세액의 40%를 가산세로 물게 됩니다. 즉 414만 8800불의 38%인 157만 6544불을 소득세로 내는데다 소득세의 40%인 63만 617불을 가산세로 추가로 물어야 됩니다. 총 220만 7161불을 세금으로 추징 당하게 됩니다. 게다가 벌금을 또 물어야 합니다. 벌금은 적발 금액의 5~10% 입니다. 적발금액의 60% 가량을 세금으로 추징 당하게 된 셈입니다.

만약 국세청으로부터 개인 비자금이 아닌 법인 귀속 자금으로 판정 받는다면 법인세를 내야 합니다. 이 경우도 법인세율 20%인 82만 9760불에 추징세 33만여 불을 추가로 물고 벌금까지 물어야 합니다. 적발 금액의 50% 정도를 물어야 할 판입니다.

세관은 이번 미화 밀반입 사건을 한달 여 가까이 수사하면서 여죄를 추적해 2010년도 성공적으로 밀반입에 성공한 3건도 밝혀내는데 성공했습니다. 김 씨의 아들이 기록한 비밀장부를 확보했는데요. 그 장부에 보면 컨테이너에 한국으로 송출이란 기록이 적혀 있습니다. 검색대에 근무하는 한 관세행정관의 꼼꼼한 근무와 이를 토대로 끈질기게 여죄를 밝혀낸 수사팀의 합작품이라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통관 과정의 한계는 분명 지적해야 할 것 같습니다. 김 씨 사례에서 보듯 4차례의 밀반입에서 3차례는 무사 통과됐는데요. 이는 X-레이 검색기를 통한 샘플 검색의 한계입니다. 현재 부산세관에서는 컨테이너 X-레이 검색기를 통한 통관 검사는 하루 백여개에 불과합니다. 전체 '컨' 화물 만 여개 가운데 극히 일부인 1,2% 정도만 검사를 하는 셈입니다.  그러다 보니 통관 검사는 한계를 안고 있는 셈입니다.

세관은 문제가 발생할 때 마다 X-레이 검색을 늘리겠다고 하지만 잘 실천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장비 보강 등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 '컨 화물 X-레이 검색을 강화해야 할 과제를 남겼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