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삼성과 CJ의 불편한 관계가 또 불거졌습니다. 삼성물산 직원이 이재현 회장을 미행했다면서 CJ 측이 삼성측을 고소했습니다.
김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5일 오후, 검은색 오피러스 승용차를 탄 남성이 좌 측으로 보이는 CJ 이재현 회장 집을 지나쳐갑니다.
이틀 뒤에도, 사흘 뒤에도 같은 승용차가 계속 이 회장 집 앞을 배회합니다.
이 회장 집을 들여다보며 누군가와 통화하는 모습도 CCTV에 잡혔습니다.
수상히 여긴 CJ 측이 누군가 미행한다고 의심했고, 지난 21일 저녁 서울 장충동 이 회장 집 근처 골목길에서 따라오던 차량을 가로막았습니다.
운전자는 삼성물산 소속 김 모 차장이었습니다.
[이 곳이 몇일 간 이재현 회장을 미행하던 김 씨가 붙잡힌 장소입니다. CJ 측은 회장단 차량을 미행하던 김 씨를 멈춰 세웠고, 그대로 내빼려던 김 씨가 제지하던 직원의 다리를 치면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당시 현장 출동 경찰관/가서 보니까 차에 사람이 앉아 있었고, (차) 앞에 남자 둘이 서 있었어요. 차를 막고 있었던 모양이에요. (서 있던 남성이) 이 차가 나를 쳤으니 사고 처리를 해 달라.]
CJ 그룹은 삼성측의 공식 사과와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며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습니다.
[김동환/CJ그룹 부장 : 저희는 이번 사건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이런 일이 다시는 있어서는 안되겠고, 그런 측면에서 진실은 꼭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삼성그룹은 삼성물산 감사팀 직원이 건설 부지를 물색하러 다녔을 뿐 미행을 한 건 아니라는 궁색한 해명을 내놨습니다.
재개는 이번 사건을 최근 이재현 회장의 부친인 이맹희씨가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7천억 대 재산분할 소송이 시작된 이후 두 재벌가의 해묵은 2라운드 갈등이 불거진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CJ는 언론공개와 경찰 고소라는 초강수를 두면서도 정작 고소장에는 삼성을 적시하지 않고 피고소인도 '다수의 성명 불상자'라고만 적어 삼성측과의 막후 타협의 여지를 남겼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