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밝힌 디도스 사건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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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구식 의원 전 비서 공 모(28)씨는 고교 선배인 국회의장실 전 수행비서 김 모(31)씨의 추천으로 2007년부터 최 의원의 지역 운전기사로 핸들을 잡고 있었다.

2010년 9월 서울로 올라온 공 씨는 지난해 8월 중학교 동창이자 도박사이트 운영업체 K사의 감사로 있는 친구 차 모(28)씨를 통해 K사 대표 강 모(26)씨를 만난다.

강 씨는 초등학교 2년 선배인 공씨가 국회의원 밑에서 일하는 걸 보고는 온라인 카지노 합법화 문제 등에 도움을 받을 수 있으려니 생각하고 친분을 쌓는다.

공 씨를 통해 김 씨도 자연스레 강씨를 알게 된다.

◇"디도스 공격할 수 있어요" = 그로부터 두 달 뒤인 작년 10월 초중순.

공 씨는 우연히 "경쟁 도박사이트를 디도스 공격으로 무력화할수 있다"는 강 씨의 자랑을 듣게 된다.

당시는 서울시장 재보선을 코앞에 둔 시점.

투표율이 당락의 주요 변수로 부상한 시기였다.

공 씨는 선거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장애를 일으켜 투표소 검색을 방해하기로 김 씨와 모의한다.

사람들이 투표소를 제대로 찾지 못하면 투표율이 떨어질테고, 이렇게 되면 한나라당 후보가 선거에서 승리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무모하고 막연한' 기대를 한 것이 화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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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씨는 차 씨를 통해 강씨에게 선관위 홈페이지 공격 가능성을 타진했고 강 씨는 이 제안을 순순히 받아들인다.

평소 경쟁 사이트를 해킹하기 위해 디도스 공격 프로그램도 깔아놨고, 공격에 쓸 좀비 PC도 500대나 보유하고 있어 따로 큰 비용이 들진 않는 일이었다.

◇이리저리 송금된 1천만 원 = 범행 전인 10월20일, 김씨는 아파트 전세 계약금 중 1천만 원을 공 씨에게 범행 자금으로 송금한다.

예금통장 기록란에는 '차용증'이라고 써뒀다.

공 씨는 범행이 성공한 뒤 강 씨에게 줄 요량으로 이 돈을 자기 계좌에 넣어뒀다.

범행 전날인 10월25일 밤 9시5분께, 공 씨는 디도스 공격이 가능한지 물어보기 위해 필리핀으로 출국한 강 씨에게 전화했지만 강 씨와 연결이 되지 않았다.

연결이 안되자 일단 공 씨와 차 씨는 각자 주거지에서 선관위 홈페이지에 접속해 상황을 체크했다.

접속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한 공 씨는 밤 10시께 강남 B룸살롱으로 가 김 씨와 술자리에 합류한다.

1시간40분 뒤 부재중 전화가 찍힌 걸 본 강 씨가 공 씨에게 전화하고 이에 공 씨는 디도스 공격을 준비하라고 시킨다.

강 씨는 곧바로 서울에 있는 직원 김 모(27)씨에게 공격 준비를 알리는 전화를 넣었다.

재보선 당일인 10월26일로 넘어가는 시간, 공 씨는 강 씨와 4차례 통화를 하며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술자리에 함께 있는 김 씨를 따로 불러 상황을 설명했다.

◇심야의 테스트 공격 = 26일 새벽 1시1분∼1시43분, K사 직원이 선관위 홈페이지에 대한 테스트 공격에 성공한다.

곧바로 박원순 후보 홈페이지도 테스트 공격을 했다.

강 씨로부터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소식을 들은 공씨는 김 씨에게 공격 성공 사실을 알리고는 투표 개시 시각에 맞춰 본 공격을 감행하기로 마음먹는다.

투표 시작을 몇 분 앞둔 오전 5시53분, K사 직원은 '떨리는 마음으로' 컴퓨터 엔터키를 눌러 디도스 공격 프로그램을 실행했다.

두 홈페이지는 디도스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마비된 홈페이지 = 오전 7시39분, 공 씨는 김 씨에게 전화로 공격 상황을 보고했다.

그때부터 3시간가량 둘은 14차례나 통화하며 공격을 계속할지 논의했다.

선관위 홈페이지가 디도스 공격으로 한때 마비됐다는 소식이 쫙 퍼지자 사태가 심각해졌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낮 12시20분, 결국 공 씨는 강 씨에게 공격을 중단하라고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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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닷새 뒤, 공 씨는 김 씨에게서 받은 1천만 원을 K사 직원 강 모(25)씨 계좌를 통해 강 씨에게 송금한다.

어쨌든 공격은 성공했으니 대가를 지불해야 했던 것.

강 씨는 이 돈을 직원들 월급으로 썼다.

검찰은 강 씨의 개인 계좌와 K사 법인계좌에 급여로 지급할 충분한 돈이 있었던 만큼 1천만 원이 대가성 자금이라고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공 씨와 김 씨는 범행 공모를 여전히 부인하지만 여러 정황상 사전 모의한 것으로 보인다"며 "18대 국회가 종료되면 거취가 불분명해지기 때문에 안정적인 자리를 얻기 위해 무모하게 공적을 세우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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