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산하기관인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에 대한 특별감사 과정에서 관계자들을 협박해 문제의 축소만 시도하고 부정행위는 제대로 밝혀내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6일 서울시와 SBA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이뤄진 감사에서 대행사의 기업 후원 내역 파악을 담당한 감사관은 피감사 대상인 SBA 팀장과 이들의 사업 대행사 관계자를 한자리에 불러 놓고 대행사 후원 내역 감사를 했다.
'갑을 관계'인 SBA 팀장급 직원과 대행사 관계자를 따로 조사하지 않고 같이 앉혀놓은 채 비위사실을 조사한 것이다.
대행사 관계자는 "감사관은 '감사에서 (별일 없도록) 협조하지 않으면 앞으로 서울시 사업에 들어오지도 못하게 하겠다'고 협박했고, 팀장은 '내가 감사관을 잘 구슬려놓았는데 일 복잡하게 만들지 말라'고 했다"며 "그렇게 다 같이 있는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할 수 있었겠냐"라고 감사에 대한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서울시 감사과는 최근 감사결과 14건을 1차로 SBA 해당 팀에 통보했지만 법인카드 부정사용이나 대행사 접대 내용은 포함되지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과는 최근 6개월만 법인카드 부정사용이 의심되는 27건을 조사하면서 해당 팀에 소명을 요구하기는 했지만 제대로 소명되지 않았는데도 넘어갔다.
SBA의 고위 관계자는 "대행사가 사업비로 쓸 돈을 다시 우리가 여러 용도로 쓴 뒤 문서를 허위로 작성했지만 별문제 없이 통과됐다"고 실토했다.
SBA는 10만 원 이상을 법인카드로 결제할 때는 공문으로 내부결재를 받도록 돼 있지만 해당 팀은 간담회나 캠페인 등 당시에는 열리지 않은 행사를 만들어 허위로 공문을 작성하거나 10만 원 한도 내에서 회식·유흥비를 분할결제 하는 식으로 부정사용을 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공문을 작성한 SBA 관계자는 "100% 허위로 작성됐다"고 인정했고, 카드 사용자로 기록된 직원은 "나는 그 자리에 참석도 안 했는데 문서에 그렇게 돼있더라"고 말했다.
심야근무를 하고 퇴근을 할 경우에만 이용할 수 있는 법인 택시카드도 내역을 살펴보면 개인 회식을 공식행사로 가장해 사용하거나 집이 아닌 곳으로 갈 때 이용해왔으며, 이런 일은 특별감사 기간에도 해당 팀에서 수차례 이어졌다.
대행사의 접대 문제 역시 감사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
SBA는 대행사에게 배당한 사업비로 다시 접대를 받아왔다.
한 대행사 관계자는 영수증에 직접 '접대비'라고 표시해뒀고, 확인 결과 항목은 새벽까지 이어진 회식과 술집, 노래방 비용 등이었다.
이에 든 공금은 2010년 5월 2주치만 70만 원을 넘었다.
이밖에 작년 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 행사에 참여한다고 보고한 후 니스에서 사적인 결제를 하고 차를 렌트하는 등 향응도 확인됐지만 감사에서는 다뤄지지 않았다.
감사과는 관련 기록을 5년 단위로 확인할 의무가 있지만 2년치만 본 사실도 드러났다.
감사과 관계자는 "5년치를 봐야 하지만 시간이 없고 피곤해 2010년, 2011년만 봤다"며 "다음 주에 감사결과를 발표할 계획인데 모든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해명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