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죽고 싶었다"…피해학생 후유증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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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차라리 죽고 싶었다." 또 피해 학생의 이런 절규가 계속 들리고 있는데, 그 어린 아이들이 얼마나 무서웠겠습니까? 더구나 문제는 한 번 피해를 본 아이는 2차, 3차 후유증에 시달린다는 겁니다.

박세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일진회 패거리로부터 상습적으로 폭행당하고 돈을 빼앗긴 중학생들.

경찰에 붙잡힌 가해 학생들은 덤덤한 태도입니다.

[안병욱/경기도 여주경찰서 수사과장 : 개중에는 반성하는 학생도 있었고, 또 반성을 하지 않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정작 피해 학생들의 공포와 절망감은 극한을 넘어섰습니다.

잔혹한 폭행에 차라리 죽고 싶었다는 말 이외에 할말이 없습니다.

[피해 학생 : 보통 30분 정도, 한 시간 정도 때려요. 다 죽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부모님 때문에 죽을 수도 없고.]

피해 학생들에게 학교는 조폭의 싸움터나 다름없었습니다.

[팔에 담배로 지진 애들도 있고요. 코뼈가 부서진 애도 있고. 교복 하복 입었어요, 반팔. 그거 입에 물리고 소리 안 나게 계속 때려요. 한 명, 한 명.]

여학생이나 저학년이라고 학교폭력을 피해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유모 양은 지난해 6학년 남학생들로부터 상습 폭행을 당해 각막이 손상되고 뇌진탕 증세까지 보였습니다.

[유모 양/피해 학생 : 막 머리를 때리고 구타하면서 가슴을 때리는데 너무 아팠고. '엄마 아빠 못 보고 죽는 건가' 이런 생각도 많이 들고요.]

도를 넘은 가혹 행위에 유 양은 결국 기절했고, 기억의 일부를 잃어버렸습니다.

가해 학생들은 멀쩡히 학교를 다니는데, 피해 학생은 학교를 그만두고 멀찍이 이사한 뒤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자식을 폭력으로부터 보호하려던 피해 학생의 부모 역시 심한 좌절감에 빠지고 맙니다.

[피해 학생 아버지 : 애 엄마가 자살 시도를 한 번 했었어요. 약을 먹고 응급실에 실려가서 위세척 다 하고. 애한테 기대를 많이 했었으니까.]

도망치듯 피해도, 아이의 정신불안 후유증은 이상행동으로 이어지기가 일쑤입니다.

[갑자기 저한테 욕을 하고 달려들고. 외출을 한 사이에 텔레비전 선을 다 잘랐습니다. 자기 갖고 있는 인형을 가위로 다 조각을 냈고요.]

쉬쉬하는 학교와 친구들의 외면 속에 학교폭력은 어느 새 망국병으로 퍼져 버렸습니다.

[피해 학생 아버지 : 그 애들 부모에게 알려줬어요. 나는 용서를 못한다. 절대 없어요, 용서는.]

(영상취재 : 설치환, 최준식, 영상편집 : 위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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