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이 부른 '새우 싸움'…불법 조업 어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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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전남 신안과 인천 강화 지역 어민들 사이의 분위기가 험악합니다. 가까운 동네도 아닌데, 이게 무슨 일인가 살펴봤더니, 새우 때문이었습니다.

김형주 기자입니다.

<기자>

늦은 밤, 전남 신안의 수협 경매장.

새우 경매가 진행 중인데, 어민들 표정이 한결같이 어둡습니다.

새우 어획량이 뚝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김영민/전남 신안 어민 : 작년같은 경우에는 그런데로 새우가 있었거든요. 올해는 이상하게 절반도 안되네요, 물량이.]

지난 90년대만 해도 신안은 전국 젓 새우의 60%를 생산했던 주산지였지만, 지금은 경매장이 썰렁할 정도입니다.

[전남 신안 어민 : 이 아래에 새우가 하나도 안 잡혀요. 새만금 공사하고 난 뒤부터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어요. 새우뿐 아니라 물고기 또한 마찬가지예요.]

새만금 방조제 공사와 모래 채취 공사로 만경강과 영산강 하구의 갯벌이 없어지면서 풍성했던 새우 먹이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새우 씨가 마르자, 정해진 어업 권역을 벗어나서 강화도 앞바다까지 올라가 불법으로 조업하는 신안 어민들도 크게 늘었습니다.

새우 철인 지난 9월과 10월에 강화도 앞바다에서 불법 조업하다 적발된 어선 37척 가운데 신안 선적이 34척이나 됩니다.

올해 신안 앞바다 새우 어획량은 새만금 방조제가 준공된 지난해보다 30%가량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이 어획량은 강화도 앞바다에서 잡은 새우까지 합친 것이어서 실제로는 절반 이상 준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바다 새우를 빼앗기는 강화 어민들로선 기분 좋을 리 없습니다.

[이기중/강화도 어민 : 여기 사람들이 전라북도에서 올라와서 다 잡아간다면 여기 뱃사람들은 어떻게 먹고 살아야하나 그걸 걱정하는 거죠.]

특히, 강화 어민들은 인근에 조력발전소가 들어서면 새우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신안 어민들과 같은 처지가 되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정흥래/강화도 어민 : 갯벌이 없으면 저희도 죽는 거니까, 똑같은 현실이 오는 거니까, 갯벌이 사라진다면 저희는 같이 죽을 수밖에 없는 입장이죠.]

개발은 환경과 생태계 파괴는 물론이고 지역 간 갈등까지 불러올 만큼 우리 어민들의 삶의 터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임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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