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 위반죄로 강완묵 전북 임실군수가 8일 당선무효형을 선고받는 등 임실군 역대 민선 단체장이 모두 법정에 서는 오명을 썼다.
◇줄줄이 구속 = 민선 1∼4기의 군수 3명(재선 포함)은 모두 구속됐고, 강 군수도 6·2지방선거를 앞두고 측근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을 조성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8천4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이 형이 확정되면 강 군수는 군수직을 잃는다.
1995년 민선 1기에 이어 재선된 이형로(75) 전 군수는 2000년 12월 쓰레기매립장 부지 조성 업체 선정과 관련, 금품을 받은 의혹이 제기되자 돌연 사직원을 제출했으나 사흘 뒤 검찰에 구속됐다.
이후 검찰은 금품이 오간 정황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이 전 군수를 업체 선정 부탁을 받고 허가 서류 일부를 멋대로 꾸며 건네준 혐의(허위공문서 작성 등)로 불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1심에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은 이형로 전 군수는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전 군수의 사퇴로 시행한 보궐 선거와 민선 3기 단체장 선거에서 잇따라 당선된 이철규(71) 전 군수도 뇌물과 연루돼 구속됐다.
이철규 전 군수는 2001년 10월 군수 관사에서 사무관 승진후보자 3명으로부터 승진 청탁과 함께 9천만 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수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6월에 추징금 9천만 원을 선고받았다.
이철규 군수의 중도하차로 보궐 선거를 통해 당선된 김진억 군수는 2007년 7월 법정구속되는 등 두 차례나 구속돼 현재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임실군민 '망연자실' = 강 군수가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자 주민들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역대 군수 3명이 줄줄이 구속됐고 이 과정에서 빚어진 갈등과 반목으로 지역 이미지는 물론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주민들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농민운동가 출신인 강 군수가 깨끗한 군정을 이끌 거라 기대했던 군민들은 "누가 군수가 되더라도 구속 사태는 되풀이될 것"이라는 자괴감에 빠졌다.
한 주민은 "임실군민이란 사실이 비참하고 창피해 고개를 들 수 없다"며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모씨는 "임실은 오랫동안 혈연과 지연, 학연으로 사분오열돼 군수 선거를 치르다 보니 주민 서로 간 신뢰를 하지 못하는 불행한 지역사회가 됐다"고 낙담했다.
일부에서는 현재 치즈밸리 조성과 임실소득육성사업, 35사단 이전문제 등 각종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했다.
◇강완묵 군수는? = 강 군수는 임실의 대표적인 농민운동가다.
그는 임실군농민회 회장과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 부의장, 임실농업협동조합 이사,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강 군수는 20여년간 농민회를 이끌면서 기반을 닦아 2004년 보궐선거 이후 군수선거에 세 번째 도전해 성공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잃어버린 임실의 자존심을 되찾아 아들, 딸들에게 떳떳한 임실을 보여주겠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으나 돈 문제에 자유롭지 못해 낙마 위기에 처했다.
(전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