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벽대전처럼 떼로 저항…중국어선 횡포 심각

불법 어선 잡아도 풀려나기 일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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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서해 바다가 무법천지로 변했습니다. 중국어선들 때문입니다. 단속하는 우리 해경을 만나면 겁먹고 달아나는게 아니라, 삼국지의 적벽대전처럼 떼로 몰려서 저항을 합니다. 그나마 잡아도 바다 위에서 풀려나기 일쑤입니다.

이주형 기자가 상황 알아봤습니다.

<기자>

지난 달 16일 서해 한국 측 배타적경제수역.

11척의 중국 어선이 일렬횡대로 뭉쳐 위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한국 해경의 단속에 대한 저항이자 위협입니다.

사흘 뒤인 19일 제주 북서방 28km 지점 한국 영해상입니다.

제주해경 고속단정이 악천후 속에서 위태롭게 나포 작전을 펼칩니다.

[안동주/제주해경 특수기동대원 : 우리 영해 내에까지 와서 조업하기 때문에 이것은 우리 공권력에 대한 도전이고 하니까.]

지난 주 서해상에서 불법조업하다 서해어업관리단에 나포된 중국 어선을 찾아가봤습니다.

맨 먼저 눈에 띈 건 어선 양 옆으로 길게 두른 철조망.

[정경빈/서해어업관리단 단속대원 : 승선을 못하게끔 차단을 해놓은 겁니다. 심지어 여기다 이렇게 창살까지 넣어가지고 사람들을 위협하기 위해서 꽂아놓기도 하거든요.]

나포된 중국어선의 창고를 열어보니, 멸치가 십 톤 넘게 가득차 있습니다.

무허가 중국 어선이 불법 어구를 사용해 잡아 올린 겁니다.

[김성화/서해어업관리단 항해장 : 10mm이하의 아주 작은 그물을 사용해서 고기 씨를 말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배는 담보금 약 5천만 원을 내고 하루 만에 풀려났습니다.

중국에서 미리 담보금을 준비하고 있다가 단속에 걸리면 한국에 있는 관계자를 통해 납부한 뒤 잡은 고기를 싣고 재빨리 떠나는게 요즘 추세입니다.

그래도 불법 조업으로 남는 게 더 많기 때문입니다.

[최재곤/목포해경 홍보실장 : 올해 같은 경우 지금 중국어선 124척을 나포했는데요, 그중 97척이 담보금을 하루 만에 납부하고 석방됐습니다.]

어민들과 관련 전문가들은 담보금을 올리고 나포한 어선과 어획한 물고기는 압수하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중국이 적극적으로 자국 어선을 통제하지 않는 한 단속 수위를 높이는 것 만으로는 중국어선들의 인해전술식 불법조업을 해결하기에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오늘(6일) 밤 8시50분 방송되는 '기자가 만나는 세상- 현장21'에서는 중국 어선들의 불법 어로 실태를 자세히 전합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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