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태국에서 세상을 떠난 일본군 위안부 출신 고 노수복 할머니의 유해가 고국에 돌아왔습니다. 21살 때 끌려가 69년을 타향에서 떠돌며 모진 삶을 견뎌왔지만, 결국 일본의 사과는 받지 못한 채 눈을 감아야 했습니다.
이혜미 기자입니다.
<기자>
검은 얼굴에 깊게 팬 주름.
그 사이로 온화한 미소를 머금은 고 노수복 할머니.
할머니가 한 줌의 유해로 고국에 돌아왔습니다.
21살 꽃다운 나이에 일본군에 끌려가 위안부 생활을 했던 할머니는 지난 4일 태국에서 노환으로 별세했습니다.
예순아홉 해 동안 타국을 떠돌면서도 늘 고향을 그리워했던 할머니의 추모제는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렸습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은 노수복 할머니가 감당해야 했던 모진 세월과 한 많은 삶을 떠올리며 오열했습니다.
할머니가 생전에 즐겨 불렀던 아리랑이 흘러나오자 추모객들은 모두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추모객들은 일본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께 용서를 빌고 사죄하는 날이 꼭 오도록 만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윤미향/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 : 할머니들이 당했던, 할머니가 겪었던 그 역사, 그 아픔, 그 아픔을 저희가 고스란히 저희 몸으로 살아내겠습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은 떠나가는 운구차를 붙잡으며 마지막까지 할머니를 배웅했습니다.
[위안부 할머니 : 하늘나라로 잘 가세요. 언니, 잘 가세요!]
살아 생전 우리 말을 거의 다 잊었어도 고향 집 주소는 또렷이 기억했던 노수복 할머니.
[故 노수복 할머니/지난 8월 인터뷰 : 안동군 풍천면 광덕동 안심리!]
할머니의 유해는 부모님을 모신 경북 예천의 선산에 안장됐습니다.
조국은 할머니를 지켜주지 못했지만 누구보다 고국을 사랑했던 할머니는 한 많은 인생을 가슴에 품은 채 우리 곁에 묻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 영상편집 : 김경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