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가게상인·노점상, 불황 속 생계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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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전통시장에서 가게상인과 노점상들이 서로 좌판을 뒤집으며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수십 년 동안 별탈없이 지내던 이들을 이렇게 갈라놓은건 바로 불황 때문입니다. 먹고 사는 문제가 걸려있다 보니 중재도 쉽지 않습니다.

정규진 기자입니다.

<기자>

한 남자가 시장의 야채가게에다 발길질을 하더니 분이 안 풀렸는지 좌판까지 뒤엎습니다.

일대의 노점상인데 가게에 자리를 뺏겼다는 것입니다.

가게 상인들은 노점행위를 더이상 참지 않겠다고 맞섭니다.

[가게 상인 : 덤벼, 덤벼 여기다, 다 덤비라고….]

문제는 자리 다툼, 상인들은 노점상이 가게 앞에 진을 쳐 출구도 막혀버린 실정이라고 주장합니다.

[각[ 상인 : 사람 하나 겨우 들어올 만한 길밖에 없어요. 이건 막무가내로 (좌판을) 그냥 쫙 깔아버려요.]

노점상은 상인들의 속내가 다르다고 반박합니다.

[노점상인 : 이 앞에까지 치워라. (가게 상인이) 자기가 하겠다. 그러다가 자기가 하는 게 아니고 딴 사람에 세를 주겠다는 거예요.]

이곳은 그동안 가게상인은 밤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도매업을 하고, 노점상은 오후부터 저녁까지 가게 앞에서 장사를 하며 별 탈 없이 30년을 지내왔습니다.

하지만 불황으로 장사시간이 길어지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가게마다 오후까지 소매업을 하고, 노점상은 오전부터 자리를 펴면서 다툼이 발생했습니다.

시장상인과 노점상 모두 생계가 걸린 문제이다 보니, 누구도 양보할 기미가 없습니다.

갈등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황입니다.

지난 목요일에는 노점상들이 상인들의 처사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고, 이에 질세라 상인회는 영업방해로 노점상들을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사태가 이런데, 해당 구청은 그저 양쪽의 눈치만 살피고 있습니다.

가게 상인의 민원에 마지못해 단속을 나와도 그때뿐, 단속반이 떠나면 곧바로 좌판을 다시 펴는 노점상을 못 본 척 내버려둡니다.

[동대문구청 건설관리과 : 잘못하면 구청이 개입돼서 상가 편이냐? 노점상 편이냐? 이런 오해의 소지가 남을 수 있다.]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시장마다 상인과 노점상의 갈등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해결책 마련을 위한 지자체의 적극적인 태도 변화가 요구됩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이정택, VJ : 이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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