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박원순 서울시장의 취임 이후 서해뱃길 사업은 전면 백지화됐는데, 사라진 사업을 위해 집을 비워 주게 된 주민들이 있습니다.
서부이촌동 주민들이 겪고 있는 황당한 사연을 하대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용산구 서부이촌동.
강변북로를 따라 개발 반대 문구로 뒤덮인 아파트가 줄지어 있습니다.
지난 2007년 한강 르네상스 서해뱃길 사업이 추진되면서, 용산국제업무지구에 포함돼 국제 여객터미널과 수상호텔을 짓기로 예정됐던 곳입니다.이 사업은, 박원순 신임시장이 취임하면서 전면 백지화됐습니다.
그러나 서울시 공무원들은 박 시장이 취임한 지난달 27일, 보고도 없이 보상과 수용계획을 승인해 전격 고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서울시 관계자 : (개발계획 승인은) 시장님까지 결재하는 게 아니고요. 실무자들이 결재하는 사안이죠. 이제 보상을 시작하는 그런 것(결정)이거든요.]
주민들은 사업 백지화로 무엇이 들어설지 결정되지도 않았는데 일단 집부터 비워줘야 할 처지가 됐습니다.
[김재홍/서부이촌동 주민 : 서해뱃길 사업도 안 하신다고 했기 때문에 시장님이 당선되신 다음에는 이 사업을 중단하겠구나 기대를 갖고 있었습니다. 고시를 함으로써 주민들은 굉장히 분노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직원은 주민 동의율이 50%가 넘어 승인했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주민들은 시행사가 3.3m²당 1억 원 이상을 보상하겠다는 허황된 약속으로 유혹했다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전영진/재개발·재건축 컨설팅업체 대표 : (서부이촌동은) 과거 보상가 사례를 보면 주변 시세에 많이 못 미치고 심지어 절반 수준에 가까운 경우도 있어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됩니다.]
주민들은 헐값에 집을 내주게 됐다며 오늘까지 엿새째 서울시청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였습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박진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