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의 시내 중심가는 6일(현지시간) 하루 종일 팽팽한 긴장감 속에 부산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뉴욕 월가에서 벌어진 '월가를 점령하라'는 대규모 시위를 본 뜬 "DC를 점령하라(Occupy DC)"는 군중시위가 이날 정오 시내 중심가 프리덤 광장에서 예고된 가운데 오전부터 시위에 참가하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이를 사실상 '저지'하려는 경찰은 철통같은 경계 속에 군중들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미 의회에서 멀지 않은 곳인 펜실베이니아 에비뉴에서 이날 오전 7시께 '의심스러운 짐꾸러미'가 발견돼 경찰이 주변 지역을 봉쇄하고 수색작업을 벌이는 바람에 극심한 교통혼잡이 빚어졌다.
레이건기념관 주변에서도 '확인되지 않은 차량'이 발견돼 주변에 있는 시청건물 등이 즉각 출입통제에 들어갔다.
경찰이 '의심물질' 발견을 명분으로 중심가로 통하는 길목을 '봉쇄'하려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오전 출근길에 바쁜 시민들도 시위대의 동향에 큰 관심을 보였다.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프리덤 광장과 시내 중심가 곳곳에 중계차를 동원해놓고 실시간으로 상황을 전하고 있다.
시위를 주도하는 세력들은 트위터(#occupydc)와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를 활용해 군중들을 끌어모으면서 시위대의 동선(動線)을 실시간으로 생중계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시위에 "최소 수천명이 몰려들 것"이라고 장담했다.
워싱턴 DC에서는 지난 1일부터 맥퍼슨 광장 등에서 월가의 시위를 흉내낸 산발적 시위가 있었지만 그다지 큰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그러나 뉴욕의 월가 시위가 노조와 정치운동 세력들이 가세하며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조직화되는 상황이어서 워싱턴 DC의 이날 시위는 특히 관심을 끌고 있다.
'경제적 불평등'을 규탄하며 거리로 나선 군중들의 목소리가 어디로 향할 지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의 수도인 DC는 그동안 대규모 시위가 자주 벌어진 곳이어서 경찰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 2002년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를 앞두고 워싱턴DC 시내에서 벌어진 반세계화 및 반전 시위에는 수천명의 군중이 참여했고, 사제폭탄 등 무기를 소지한 시위대가 구속되기도 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