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이젠 싼 값으로 본다!…유럽 축구팬 열광

EU 법원 "위성수신카드 선택 제한은 불법"
유럽 프로 스포츠ㆍ위성방송업계에 큰 타격


대표 이미지 영역 - SBS 뉴스

영국 프로 축구 경기를 비싼 스카이TV 위성 방송 수신료를 내지 않고 싸게 시청할 합법적 길이 열리게 됐다.

유럽사법재판소(ECJ)는 4일 시청자에겐 값이 싼 위성방송 수신 카드와 방송을 선택할 권리가 있으며, 축구협회나 개별 국가, 방송사가 이 권리를 제한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EJC는 "스포츠 경기는 저자의 지적 재산권 창출과는 다른 것이어서 영국 축구협회가 프리미어 리그 경기 자체에 대해 배타적 독점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JC는 축구협회로부터 경기 중계권을 구매한 방송사들이 값싼 외국산 수신 카드의 수입, 판매, 사용을 막고 특정 수신 카드만을 이용토록 강요하는 것은 서비스 공급의 자유와 공정경쟁에 관련된 EU 법규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이 판결에 따라 유럽 축구 팬들은 앞으로 그리스 등 외국 방송을 이용해 싼 값으로 프리미어 리그 경기 중계를 시청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잉글랜드 등 유럽 유수 축구 구단과 협회, 스포츠 전문 위성방송사 등은 큰 타격을 받게 됐다.

또 '국가 단위 방송중계권 독점 판매'를 사업 모델로 삼아 온 연예ㆍ방송 산업 등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잉글랜드축구협회는 프리미어 리그 경기의 중계권을 스카이TV나 ESPN 등 방송사에 국가 단위로 판매하고 있다.

영국에선 BSkyB,  그리스에선 노바가 독점중계권을 갖고 있다.  방송사들은 개별 국가마다 다른 암호가 내장된 수신 카드를 사서 TV에 장착해야 경기를 시청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월 시청료를 부과한다.  영국의 일부 선술집(펍)은 그리스산 수신 카드를 이용해 경기 중계를 손님들에게 보여주는 '편법'을 사용했다.

BSkyB의 영국 내 전용 수신 카드를 장착하면 시청료가 월 480파운드지만 노바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그리스산 수신 카드를 쓰면 월 118파운드로 줄기 때문이다.

광고 영역

잉글랜드 축구협회 측은 이는 협회와 스카이TV가 체결한 계약 상의 '영토 내 독점권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지난 2005년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 패해 벌금과 관련 비용으로 8천 파운드를 물어 낸 펍 주인은 항소했으며, 영국 법원은 EJC에 유권 해석을 의뢰했다.

EJC는 유럽연합(EU) 27개국의 단일 시장을 `특정한 산업적 국경'으로 차단할 수는 없으며, '영토 독점권 원칙'이라는 업계 관행은 단일 시장과 자유 무역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인정될 수 있고, 인위적 가격 차별은 EU 조약에 위배된다"고 판결했다.

또 "독점 중계권 계약 자체는 인정할 수도 있으나 싼 수신 카드를 이용해 다른 방송을 시청하는 것을 막으면 공정경쟁법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스카이TV와 ESPN은 2011-2013년 3년 간 영국 내 방송 중계권을 위해 18억 파운드를 지불했다.

이들은 국가 단위 중계 독점권이 보장되지 않으면 계약액을 대폭 줄일 수 밖에 없다.

한편  EJC는 "프리미어 리그는 자체 로고송과 비디오 편집물, 사전 녹화된 필름 등에 대해서는 독점적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펍 주인들은 앞으로 경기 전에 프리미어 리그 로고송을 별도로 손님들에게 틀어주려면 협회로부터 허가받아야 한다.

(브뤼셀=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