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새 백할미새, 울릉도 정착해 이종 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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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동해 바다 한가운데에 있는 섬 울릉도에서 새로운 '종의 분화'가 관찰되고 있습니다. 겨울철새인 백할미새가 울릉도에 정착해 텃새와의 이종교배로 집단 번식하고 있는 모습이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김형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울릉도 태하천변에서 연한 먹색의 새끼 새 한 마리가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이 새끼 새에게 먹이를 물어다 준 수컷은 눈가에 검은색 가로줄이 선명한 백할미새입니다.

생김새는 다르지만 엄연한 부자지간으로, 꼬리를 흔드는 습성과 울음소리가 닮았습니다.

그런데 어미새는 아비새와는 또 다른 눈가에 줄이 없는 알락할미새입니다.

종이 다른 두 새가 이종교배로 새로운 새끼가 태어난 겁니다.

울릉도에서 발견된 백할미새-알락할미새 부부는 15쌍, 새끼는 30여 마리로 추정되는데 조류의 집단적인 이종교배가 국내에선 처음 확인된 겁니다.

학계에서는 철새인 백할미새와 알락할미새가 울릉도에 함께 고립되면서 교배를 하게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박진영/국립환경과학원 연구관 : 백할미새와 알락할미새가 자기 종으로 배우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여건이 빈번한 잡종이 형성된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겨울철새인 백할미새가 이렇게 번식을 하며 여름을 나는 등 텃새로 자리잡은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육지와 격리된 울릉도의 독특한 생태환경이 종의 분화를 촉진시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김종미, 화면제공 : 국립환경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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