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인도, 파키스탄 등 서남아시아 지역 도시들과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등의 미세먼지 오염 상태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세계 1천81개 도시를 대상으로 미세먼지 오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란 남서부 도시 아흐바즈가 10 마이크로미터(㎛) 이하 크기의 미세먼지(PM10)의 농도가 가장 높은 도시로 조사됐다.
WHO가 최초로 실시한 공기 질에 대한 복합 조사 대상에는 전세계 91개 나라의 수도와 인구 10만 명 이상 도시들이 포함됐다.
아흐바즈의 경우 연간 PM10 미세먼지의 농도가 1 입방미터(㎥) 당 372 마이크로그램(㎍)에 달했고,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279 ㎍/㎥)와 이란 서부도시 사난다즈(254 ㎍/㎥) 등이 뒤를 이었다.
또 파키스탄 퀘타와 인도 칸푸르, 보츠와나 수도 가보로네 등도 공기 오염이 심각한 도시로 꼽혔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과 부산 등 주요 도시의 미세먼지 농도는 연 평균 50~99 ㎍/㎥ 수준으로, WHO의 권장 기준인 1 ㎥ 당 20㎍ 이하를 초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부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지난해 미세먼지 농도는 47 ㎍/㎥로 대기환경대책이 시행되기 전인 지난 2003년 69 ㎍/㎥에 비해 32% 감소했다.
WHO는 미세먼지 오염의 원인으로 급속한 산업화에 따른 각종 공장의 난립과 저급 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와 오토바이 등 교통수단,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발전소 등을 꼽았다.
반면 인구 밀도가 낮고 기후 조건이 유리하며, 공기 오염에 대한 규제가 강한 캐나다와 미국 등 북미 지역 도시들의 공기 질이 좋은 것으로 조사됐다.
캐나다 북서부 유콘주의 수도 화이트호스의 경우 연간 미세먼지가 겨우 1 ㎥ 당 3 ㎍에 불과했고,미국 뉴멕시코 주의 산타페는 6 ㎍,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는 18 ㎍로 권장 기준치 이하였다.
또 일본 도쿄(東京)는 23 ㎍, 프랑스 파리 38 ㎍인 것으로 조사됐다.
WHO는 연간 200만 명 이상이 공기 오염으로 인해 사망하며, 특히 10 마이크로미터 이하 크기의 미세먼지는 폐 속에 침투해 혈액 속으로 흘러 들어가 심장 마비와 폐암, 천식, 호흡기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리아 네리아 WHO 공중보건 및 환경 담당 국장은 "공기 오염은 중요한 환경 보건 문제의 하나이며, 공중보건에 미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환경을 적절히 감시하고 관리한다면 호흡기 질환과 심장병, 폐암 등으로 고통받는 사람의 수를 현저히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제네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