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억 세금들인 사업이 손바닥 만한 공원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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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종로에서 남산까지 숲길을 만들겠다며 서울시가 1천억 원 넘게 들인 사업이 손바닥만한 공원하나 만드는 것으로 흐지부지 됐습니다. 자기 돈이라면 이렇게 사용하지 않았겠죠.

최고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은 지 40년이나 지나 도심의 흉물이 돼버린 서울 종로 세운상가.

지난 2008년 서울시는 이 세운상가부터 남산까지 놓여진 상가를 모두 허물고, 녹지축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종로의 종묘에서 남산을 연결하는 폭 90m, 길이 1km의 거대한 숲길입니다.

그러나 야심 찬 계획은 시작부터 삐걱댔습니다.

첫 번째 건물인 현대상가는 일단 허물었지만, 두 번째 상가부터는 입주 상인들과의 협상이 어려움에 빠진 겁니다.

철거한 상가 상인들에게 약속한 대체 상가 건축도 문제가 생겼습니다.

당초 약속한 상가는 122m 높이의 36층 고층빌딩.

하지만 바로 건너편 종묘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지을 수 있는 건물 높이가 절반으로 제한된 겁니다.

상가를 허문 자리에 작은 공원만 하나 만들고는 사실상 사업은 중단됐습니다.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1분 32초.

[최광영/서울 예지동 : 이게 뭐하는 거에요? 전시효과지. 이게 국민들 위해서 하는 일입니까? 시민들 위해서 하는 일이에요? 득이 되는 게 하나도 없잖아요.]

이 작은 공원을 만드는 데 들어간 비용은 무려 1,300억 원.

거대한 녹지축 사업 계획은 이렇게 세금만 낭비한 채 손바닥 만한 공원만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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