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위클리] 정치권도 물폭탄, 수해지역 출동


동영상 표시하기

전국을 휩쓴 기록적인 폭우는 정치권에도 쏟아졌습니다.

예상치 못한 피해에 여야는 일정을 중단하고, 수해 현장으로 앞다퉈 달려갔습니다.

그러나 보여주기식 이벤트 뿐이라는 고질적인 한계를 넘진 못했습니다.

서울 우면산 산사태 피해 마을.

휴가를 포기한 홍준표 대표가 봉사 활동을 진두지휘합니다.

의원, 당직자 등 200여 명이 동원됐습니다.

흘러 내린 토사를 삽으로, 맨손으로 퍼내도 복구 작업은 끝이 없습니다.

[홍준표/한나라당 대표 : 이거 하고 난 뒤에 소방 호스를 가지고 깨끗이 씻어줘야 하잖아.]

민주당도 가만 있을 수 없습니다.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200여 명의 당직자들이 폐허가 되버린 비닐하우스 정리에 나섰습니다.

[손학규/민주당 대표 : 한마디로 비참하죠. 1년 농사 완전히 거덜내는 거죠.]

국회 상임위 소속 의원들도 따로 모여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머물고 간 시간은 길어야 2~3시간.

다음 총선을 코 앞에 둔 상황에서 주민들에게 얼굴 보이고 싶은 마음 이해 못할 바 아니지만, 그럴 시간에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수해 대책 마련에 힘을 쏟는 게 더 낫지 않냐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

오세훈 서울시장에게도 이번 집중 폭우는 느닷없는 재앙입니다.

정치적 승부수로 던진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자칫 시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입니다.

걷잡을 수 없는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27일.

오세훈 시장은 이날 예정했던 무상급식 주민투표 발의를 연기했습니다.

[이종현/서울시 대변인 : 서울 지역의 피해 복구와 피해 주민들 지원이 워낙 시급합니다. 우선 법정 기한내에 발의를 미루기로 했습니다.]

한나라당이 중앙당 차원의 주민투표 지원을 당론으로 확정해 한창 분위기가 오르던 터라 더욱 아쉬움이 컸습니다.

당장 이런 물난리 와중에 투표율이 33.3%를 넘길지 걱정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특히 지지율이 높은 서울 강남지역에 폭우 피해가 집중된 점이 불길합니다.

여기에 민주당은 오 시장이 수방 예산을 삭감해 폭우 피해가 커졌다며 연일 공세를 퍼붇고 있고, 네티즌들은 오 시장을 바다의 신 포세이돈에 비유해 '오세이돈'이라고 비꼬고 있습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나서서 야당의 정치 공세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큰 도움은 되지 않아 보입니다.

현재까지 오세훈 시장은 다음달 24일 예정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실시한다는 기존 계획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수해 복구와 주민 투표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오 시장의 정치적 운명이 갈릴 전망입니다.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