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현금처럼"…카드 포인트 '속 빈 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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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신용카드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발급된 카드 수가 1억1659만장입니다. 경제활동인구 한사람에 평균 4.7장씩 갖고 있는 셈입니다. 지갑마다 이렇게 신용카드는 빼곡하게 꽂혀 있는데 소비자들이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게 있습니다. 바로 '카드 포인트'입니다.

카드사는 5년 묵은 포인트는 회수하는데, 이 액수가 지난해에만 1150억원입니다. 최근 2년치를 합치면 2000억원이나 됩니다. 포인트를 현금처럼 쓸 수 있다는 카드사들의 광고도 실상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송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한 카드사의 영업점입니다.

카드 사용 실적이 일정 액수를 넘으면 주유시 할인받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카드사 관계자: (전월에) 쓰신 금액이 30만원 되면 (할인혜택에) 해당이 되는 거에요.]

이수용 씨도 이런 말만 믿고 회원 가입을 했다가 뒤늦게 다른 조건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주유나 쇼핑을 하면서 이미 할인을 받은 결제액은 카드 사용실적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수용/회사원: 나중에 보면 제가 실질적으로 50만원, 60만원 사용해야 실질적으로 혜택이 가능한 수준이더라고요.]

포인트 혜택을 강조하는 또 다른 카드사.

막상 포인트로 결제하려고 하면 전체 구매액의 일부만 가능합니다.

[카드사 가맹점: 포인트 차감되면서 20% 할인 가능합니다. (전체는 안되나요?) 네, 그건 안되고요.]

[김정난/신용카드 사용자: 카드사에서는 고객들을 위해서 포인트를 막 주는 것처럼 하지만 일종의 상술 같거든요. 그래서 기분이 나쁘고요.]

업종 구분없이 어디서나 포인트가 적립돼 현금처럼 쓸 수 있다고 광고하는 또 다른 카드 역시 '무이자 할부'로 살 경우 포인트 적립이 제외되는 등 조건들이 걸려 있습니다.

물품을 살 때 미리 포인트를 줘서 일부 결제대금으로 쓰게하는 '선 포인트' 제도는 사실상 빚을 지는 셈입니다.

[서영경/서울YMCA 신용사회운동사무국: 당장 할인받는 것 같지만 그것을 갚기 위해선 훨씬 더 많은 금액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그리고 제때 못내면 이자를 내야하는 부분도 있어서….]

카드사들은 회원들을 끌어들이면서 각종 포인트와 혜택을 내세우지만, 곳곳에 숨겨놓은 함정들 때문에 속 빈 강정인 경우가 많습니다.

(영상취재: 김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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