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독성' 고엽제 몰래…미군, 한국 땅에 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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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독성물질 고엽제가 33년전 경북 칠곡에 몰래 묻혔습니다. 미군이 월남전에 쓰고 남은 것으로 보입니다.

김윤수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978년 경상북도 칠곡, 캠프 캐럴 미군기지에서 복무했던 스티브 하우스 씨는 상부의 명령으로 기지 뒷산에 208리터짜리 노란색 드럼통 250개를 몰래 묻었다고 증언했습니다.

미군이 베트남전에서 사용했던 맹독성 화학무기 고엽제, 일명 '컴파운드 오렌지'입니다.

[스티브 하우스 / 당시 중장비 기사 복무 : 밝은 노란색·오렌지 색이었습니다. 일부 통에는 '베트남 지역 컴파운드 오렌지'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하우스씨는 당시 작업이 비밀스럽게 이뤄졌다면서 깊게 판 땅 속에 고엽제가 담긴 드럼통들을 나란히 묻었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SBS가 단독 입수한 당시 캠프 캐럴 기지의 사진을 보면 하우스씨의 말처럼 기다랗게 패인 땅 가운데에 뭔가가 묻혀있는 게 보입니다.

고엽제 드럼통을 운반했던 트레일러까지 통째로 묻었다고 하우스씨는 증언했습니다.

[스티브 하우스 / 당시 중장비 기사 복무 : 이번엔 콘테이너를 뜯어서 통째로 묻으라고 했다. 검은 천으로 덮여 있었는데, 안에는 노란색 물질이 있었다.]

하우스 씨는 이듬해 봄에 비가 내리자, 매립지에서 새어 나온 침출수로 새와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했다고 기억했습니다.

주한미군은 구체적인 관련 기록이 있는지 파악하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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