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주민대피령이 내려진 후쿠시마 원전 부근엔 수십만 마리의 가축들이 방치돼 있습니다.
비참하게 죽고, 야생 동물로 변해 가는 그 참상 현장을 도쿄 김광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후쿠시마 원전에서 북쪽으로 20km 떨어진 미나미소마시.
대피령이 내려져 그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았던 한 축사에 젖소 수십 마리가 처참하게 죽어 있습니다.
한결같이 사료를 먹기 위해 우리 밖으로 목을 길게 뺀 모습입니다.
방역 관계자들이 살아남은 소들이라도 구하기 위해 축사 밖 사료를 가져와 먹이는 모습이 애처롭습니다.
오랜만에 사람을 본 돼지들은 먹이를 달라고 아우성입니다.
이렇게 대피지역 내에 남아 있는 가축은 모두 66만여 마리.
문제는 살아 남은 것도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방사능 오염으로 모두 살처분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나카가와/도쿄대 방사선과 교수 : 1년치 방사능이 하루에 피폭되기 때문에 암발생 위험이 높아 생활이 불가능한 정도입니다.]
그간 자식처럼 키워왔던 농부들로선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축산업자 : 아직 건강한데 살처분은 납득할 수 없습니다.
[축산업자 : 소는 제 자식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아픔을 대변하듯 도쿄 도심에선 원전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무려 1만 명이나 넘게 모였습니다.
대지진 발생 두 달이 되면서 도심은 서서히 일상을 되찾고 있지만, 후쿠시마 원전 주변의 가슴 아픈 참상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안병욱, 영상편집 : 채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