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사마 빈 라덴 결국 미국 해군 특수부대가 사살했습니다.
워싱턴 연결합니다.
주영진 특파원? (네,워싱턴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발표했더군요?
<기자>
미국 시각으로 일요일밤 11시 35분이라는 늦은 시각에 오바마 대통령이 빈 라덴 사살소식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오바마/미국 대통령 : 모든 미국인과 전 세계에 알 카에다 지도자 빈 라덴 사살 작전을 완수했음을 알려 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북쪽으로 100km 떨어진 아보타바드의 은신처를 한국시각으로 어제 새벽 미 해군 특수부대가 기습해, 빈 라덴을 사살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9.11테러로 3천명의 무고한 미국인들이 목숨을 잃었던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빈 라덴 사살로 10년만에 마침내 정의가 실현됐다고 강조했습니다.
빈 라덴의 시신은 바로 바다에 수장됐지만, 알 카에다의 시신 탈취가능성을 우려해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앵커>
주영진 특파원 알려진 정보전과 기습작전 정말 영화처럼 치밀하고 집요하더군요?
<기자>
지난해 8월에 빈 라덴의 은신처를 포착한 뒤 미국과 파키스탄 정보당국이 집요하게 추적해 지난주에 은신처가 확실하다는 판단을 하고, 어제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 실 대원 마흔명과 헬기 넉대가 기습작전에 동원됐습니다.
한국 시각 어제 새벽 5시 15분쯤 아보타바드 2층 가옥에 헬기가 접근하면서 빈 라덴 제거작전이 시작됐습니다.
미 해군특수부대원들이 지붕을 통해 가옥 안으로 진입했습니다.
항복하라고 외쳤지만, 빈 라덴이 저항하면서 총격전이 벌어졌고 빈 라덴은 머리에 총격을 받고 숨졌습니다.
빈 라덴의 아들 한 명을 포함해 4명이 더 사살됐고, 빈라덴의 가족 8명과 측근 4명이 체포됐습니다.
<앵커>
빈 라덴 이쪽에서 보면 테러 리스트겠지만 저쪽에서 보면 성자가 아니겠습니까? 이번 죽음으로 자칫 영웅시 될 수도 있겠군요?
<기자>
빈 라덴은 지난 1957년 사우디 아라비아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외국 유학까지 했던 인물입니다.
하지만 소련의 아프간 침공과 걸프전을 계기로 이슬람 원리주의자가 되면서 본격적인 반미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지난 1992년 알카에다를 조직한 뒤에는 세계 각지에서 미국인을 겨냥한 테러를 주도해왔는데요, 무엇보다 지난 2001년 9.11테러의 배후로 지목되면서 미국의 추적을 받아왔습니다.
[빈 라덴 : 나는 역경을 이겨낸 최고의 영웅 알셰리(비행기 납치범)를 추모합니다. 알라신이 그를 축복할 겁니다.]
9.11테러 이후 10년동안 신출귀몰했던 상당수 이슬람 사람들의 영웅이자 서방의 공적이었던 빈 라덴은 54살의 나이에 미국의 손에 사살됐습니다.
<앵커>
미국사람들 9.11의 상처가 너무 커서 일단 이번 죽음에 대해서 환호하겠군요?
<기자>
빈 라덴 사살 소식이 일요일 밤 늦게 알려졌지만, 많은 미국인들이 이 곳 워싱턴 백악관 앞과 뉴욕의 9.11테러 현장에 모여들어 빈 라덴의 사살소식에 환호했습니다.
[오바마가 오사마를 잡았어요 정말 대단해요. 올림픽이나 최근의 어떤 일보다 짜릿합니다.]
대부분 젊은이들이었는데요, 성조기를 흔들며 목청껏 미국 승리의 날이라고 외치는 모습은 9.11테러의 상처가 얼마나 컸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줬습니다.
<앵커>
주영진 특파원 죽임이 자칫 새로운 갈등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실제로 핵 보복 공격설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빈 라덴의 사살 소식에 서방진영과 친미 정부가 있는 곳에서는 빈 라덴이 죄에 대한 대가를 치렀다며 환영했습니다.
하지만 평범한 이슬람권 시민들은 빈 라덴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는 등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알 카에다는 보복공격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빈 라덴이 암살당할 때 쓰기 위해 유럽에 핵폭탄을 숨겨놓았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가 해외공관에 비상경계령을 내리는등 전 세계가 테러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습니다.
[클린턴 : 대부분 이슬람교도들이었던 무고한 사람들이(빈 라덴이 지휘한) 시장과 사원 지하철 역 테러의 희생자들 이었습니다.]
미국은 이렇게 극단주의 세력과 전체 이슬람권을 분리하려 애쓰고 있지만, 중동의 민주화 바람속에 친미정권들마저 속속 붕괴되고 있어, 빈 라덴 사살에도 불구하고 이슬람권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은 계속 쇠퇴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