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승도 가능하다."(도로공사)
"1, 2차전의 분위기를 되살리겠다."(흥국생명)
흥국생명의 승리로 싱겁게 마무리될 것으로 보였던 프로배구 여자부 플레이오프가 도로공사의 강력한 반격이 펼쳐지면서 '끝장 승부'까지 하게 됐다.
2연패 뒤 2연승에 성공한 정규리그 2위 도로공사와 챔프전 진출을 코앞에 뒀다가 주춤한 3위 흥국생명이 27일 오후 4시 성남실내체육관에서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5차전을 치른다.
2승2패로 전적은 균형을 이뤘지만 분위기는 도로공사쪽으로 다소 기울었다는 평가다. 1차전을 0-3으로 내준 데 이어 2차전에서도 풀세트 접전 끝에 패했다가 3, 4차전을 내리 따내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기 때문이다.
사실 도로공사는 강력한 서브와 정교한 수비 조직력이 장기였지만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는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선수 대부분이 큰 경기 경험이 없는 탓에 고비에서 쉽게 무너지곤 했다. 2차전 5세트에서는 12-5로 이기던 경기를 내주는 등 어이없는 플레이도 나왔다.
하지만 서브가 살아나면서 3차전을 따냈고 4차전 4세트에서는 10-16으로 뒤지다가 역전에 성공하는 등 탄력을 받고 있다.
어창선 도로공사 감독은 "우리는 플레이오프 1승에 목말랐기 때문에 그동안 쫓기는 입장이었는데 자신감과 여유를 찾았다"며 "이제는 5차전도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체력적인 면에서 앞선다는 것도 장점이다. 흥국생명보다 평균 연령이 낮은 데다 대체 요원을 두루 기용하며 경기를 해왔기 때문에 체력을 충분히 비축했다.
또 4차전에서 교체멤버로 들어와 맹활약한 레프트 김선영의 가세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김선영은 플레이오프에서 팀 내 토종 선수 가운데 임효숙(45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32점을 올리고 있다.
2연패를 당하면서 오히려 몰리는 입장이 된 흥국생명은 풍부한 경험에 기대를 걸고 반격에 나선다.
흥국생명은 지난해에만 4위로 처졌을 뿐 2005-2006시즌 이후 5시즌 가운데 3차례 우승했고 한 차례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큰 경기 경험이 많다.
지난해 인삼공사에서 챔프전 우승을 일궈낸 세터 김사니가 여전히 노련한 볼 배급을 하고 있고 한송이, 전민정, 김혜진 등 산전수전을 겪은 선수들이 뒤를 받치고 있다.
4차전 동안 외국인 선수 예르코브 미아가 가장 많은 118점을 올렸고 한송이는 40점, 김혜진은 35점을 거뒀다. 1차전에서 10점을 올려 승리의 주역이 된 레프트 주예나는 4차전까지 31점을 따내며 활력소 노릇을 하고 있다.
여기에 시즌 초반 흔들렸던 조직력도 정규리그를 거치며 탄탄해졌다.
주전 가운데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선수가 레프트 임효숙과 리베로 김해란 둘뿐인 도로공사를 심리적으로 압박하면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다는 계산도 세우고 있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도 두 팀은 3승3패로 호각지세였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양보 없는 기싸움을 펼치는 두 팀이 5차전에서 명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