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어디롤 돌아봐도 희망을 찾기 힘든 대재앙의 와중에서도 새 생명이 태어나고 있습니다. 환자들을 돌보다 뒤늦게 피해지역을 빠져 나온 한 의사가 극적으로 아이의 탄생순간을 함께 했습니다.
정유미 기자입니다.
<기자>
[축하합니다.]
새로 태어난 생명, 엄마는 울음을 터뜨립니다.
하마터면 느끼지 못했을 행복.
아이를 보고 만지는 순간순간이 아빠에게는 감동입니다.
[애썼구나.]
아빠 칸노 씨는 미나미산리쿠에 있는 병원 의사였습니다.
주민 절반 이상이 실종된 바로 그 마을입니다.
5층 병원 건물에도 4층까지 물이 차올랐고 140명의 환자와 의료진 가운데 3분의 2가 사라졌습니다.
만삭인 아내가 걱정됐지만 눈 앞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두고 떠날 순 없었습니다.
[칸노/의사 : 자위대 헬기가 올 때까지 7명이나 죽었습니다. 대부분은 흙탕물을 마셔서 질식한 것이었죠.]
무사하다는 한 통의 문자 이후 칸노 씨는 연락이 끊겼습니다.
[유키에/칸노 씨 부인 : 태어날 아이를 안아보지도 못하는 것 아닐까… 불길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사흘 만에 환자들과 함께 마을을 빠져나온 칸노 씨는 극적으로 아들의 탄생 순간을 함께 했습니다.
고통스런 기억이 생생하지만 아이를 보며 힘을 내고 또 웃어봅니다.
[아이의 탄생이 내게 희망을 가져다줬습니다.]
(영상편집 : 박정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