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큰두부 보복 사건에 대한 취재가 시작되자 신세계 이마트는 통큰 두부를 계기로 거래가 중단된 것은 맞지만 단지 경쟁업체인 롯데마트에 기획상품을 냈다고 거래를 중단한 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기존에 삼영식품이 이마트에 납품한 두부는 1.2kg에 2980원인데 롯데에는 절반 수준(1kg 1500원)으로 싸게 공급했기 때문에 이마트 입장에선 "삼영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됐다고 판단했다는 겁니다.
언뜻 들으면 일리가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일반상품과 기획상품의 차이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 해명이 얼마나 군색한 변명인지 알고 배를 잡고 웃습니다.
대부분의 수입산 콩으로 만든 두부는 300g에 1500원 정도입니다. 유통구조상 이 정도는 받아야 남습니다.
두부 1kg에 1500원은 정상적인 유통구조상 불가능한 가격입니다. 대형마트가 납품업체와 공동 기획을 해야만 가능합니다. 대량공급을 약속받고 선납금을 받은 뒤 마트에선 가장 매대 앞쪽에 배치해 '박리다매' 전략을 취하는 등 온갖 기획을 같이 해야만 겨우 손해보지 않고 팔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기획상품은 대부분 손님끌기 홍보용입니다. 수익이 별로 없어 한시적으로만 파는 게 보통입니다.
이마트는 이미 자연촌이란 두부회사와 1kg에 1480원 짜리 두부 기획상품을 팔고 있었습니다. 역시 기획이기 때문에 가능한 가격입니다.
신세계 이마트는 삼영·롯데마트의 한시기획상품인 통큰 두부와 이보다 당연히 비쌀 수밖에 없는 일반 삼영 두부를 비교하며, "우리한테만 비싸게 공급해 거래중지했다"고 말하는 겁니다. 정말 엉뚱한 비교입니다. 상식 밖입니다.
삼영은 현재 롯데마트에 통큰두부(1kg 1500원) 말고도 일반 두부를 함께 공급합니다. 일반두부는 1kg당 3천원대로 기획상품인 통큰두부와 품질은 같지만 가격은 두 배 비싸게 공급하는 겁니다. 같은 회사의 같은 두부를 한 마트에 두 가지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는 셈입니다. 기획상품인 통큰두부 판매기간이 끝나면 3천원 대의 일반 두부를 계속 팔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마트와는 기획을 하지 않았으니 이마트에 공급하는 일반두부는 당연히 3천원대일 수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삼영은 이마트에 납품한 액수가 2008년 9억원, 2009년 16억원, 2010년 30억원으로 계속 뛰어오른 우수 업체입니다. 소비자들은 제품이 좋다고 계속 많이 사가는데 이마트는 엉뚱한 "가격 경쟁력의 약화"를 들먹이며 해명하고 있습니다.
삼영이 이마트와도 기획상품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했지만 사실상 거절을 해놓고 이렇게 어처구니 없는 해명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