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강원도 동해안 18개 산골 마을이 눈 속에 완전히 고립됐습니다. 바로 근처 이웃집까지 길을 내는데 꼬박 하루가 걸립니다.
GTB 이종우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온통 하얗게 변한 세상.
끝없이 펼쳐진 설원 속 마을은 시간이 멈춘 듯, 정적이 감돕니다.
허리춤까지 푹푹 빠지는 눈에 갇힌 마을.
홀로 집을 지키고 있는 노인들은 눈을 치울 엄두조차 못냅니다.
겨우 이웃집을 오갈 수 있는 길을 내는 데에도 꼬박, 하루가 걸렸습니다.
[박경화/마을주민 : 눈이오니 가만히 들어앉아서 눈 녹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야지요. 김치해서 밥이나 먹고.]
나갈 수도 들어올 수도 없는 마을.
시내에 사는 자녀들은 밤새 별일 없는지, 전화로 부모님의 안부를 묻습니다.
그나마 서로 위안을 삼을 수 있는 이웃사촌이 있다는 게 큰 다행입니다.
[최금심/마을주민 : 이러지 않으면 어디가서 사람 구경해요? 나가지도 못하는데. 나이 많아서 어디 갈 데가 있어.]
제설장비가 들어오지 못해 주민들은 마을 공동 트랙터로 눈을 치우고 길을 내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쌓인 눈이 워낙 많아 몇번을 오가도 바닥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김동욱/마을 이장 : 동네길도 우리가 다 밀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너무 많아서 못 밀어요. 밀리지도 않고]
산간마을 주민들은 밤부터 또 많은 눈이 쏟아진다는 소식에 답답한 마음만 더해 갑니다.
이번 폭설로 강원도 동해안 지역 18개 마을, 1천 3백여 명의 주민들이 고립된 상태입니다.
(GTB) 이종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