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 불참시 불이익"…충남대 일부 학과 '논란'

"아웃사이더로 간주…학교생활에 불이익" 공지


지역 거점 국립대학인 충남대 사범대학의 일부 학과가 새내기 새로 배움터(이하 새터, OT)에 참석하지 않는 신입생에게 '불이익'을 경고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충남대와 모 인터넷동호인사이트 등에 따르면 최근 사범대 일부 학과 학생회에서 새터 참석 여부 결정을 앞둔 신입생들에게 '새터비와 불참비 관련 글 공지'라는 글을 인터넷커뮤니티에 게재했다.

학생회 측은 지난 1일 오후 신입생의 새터 참여를 독려하는 글을 통해 "불참자는 2만원의 불참비를 내주시기 바란다"며 "만약 불참비를 안 낸 학생의 경우는 속된 말로 아싸(아웃사이더)로 간주하고 각종 과 생활과 학교생활에 불이익을 받게 됨을 알려 드린다"고 공지했다.

학생회는 "불참비를 걷는 이유는 학과 행사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함으로, 학과 발전을 위해 투명하게 쓰임을 약속한다"며 "지난해는 비록 흐지부지했지만, 올해는 보다 확실히 제재할 것이다. 여러분이 상상하는 그 이상이 될지 모른다"고 학교생활에 있을 불이익을 경고했다.

이어 "대학생활도 사회생활 일부임을 상기하고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대학생활을 다 같이 만들어 보자"며 "불만이 있으면 문자나 댓글을 달지 말고, 학생회 측에 직접 전화로 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내용의 공지가 알려지자 대학 게시판에는 학생회와 대학을 비난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조모 학생은 "살다 살다 불참비라는 것을 보게 될 준 꿈에도 몰랐고, 이런 기가 막힌 아이디어의 원천지가 사범대라는 것에 놀랐다"며 "학생마다 개인적으로 사정이 있어서 학과 생활 못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 아주 대놓고 '아싸'니 어쩌니 반협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조씨는 또 "사정이 있어서 육성회비나 수학여행비를 못 내는 제자에게 지금과 같이 대할까 봐 걱정된다"며 "충남대가 총장과 교직원, 학생에 관련해 나쁜 뉴스들만 나오는데 이러다가 지방국립대학이라는 나름의 자부심마저 꺾일까 우려스럽다"고 개탄했다.

김모 학생도 "충남대 학생으로서 엄청난 굴욕이다. 한 짓거리들 보니 정말 가관이다. 욕먹어도 반성할 줄 모르고, 각종 합리화에 협박, 유포자 색출까지, 이게 지성인들의 상아탑에서 벌어지는 일이 진정 맞는지 모르겠다"며 "대학본부 차원에서도 사건재발방지를 위해 관계자들을 확실히 징계처리 했으면 좋겠다. 전통인지 잘 모르겠지만, 어물쩍 넘어가면 이런 일 또 안 생기리란 보장이 없다"고 성토했다.

학생들의 비난글이 쇄도하자 단과대 학생회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학생은 "사범대에서 일어난 문제로 충남대학생 모두의 자존심에 상처입힌 점, 기쁜 명절날에 눈살 찌푸릴 일을 초래한 점 사과드린다"며 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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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생은 "'아싸', '불합리한 조치' 등 특정 어휘들이 글을 읽으신 모든 분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는 점 사범대학생회 측도 인정한다"며 "대화와 회의를 통해 해당 학과의 방침을 바꾸는 쪽으로 하겠고, 다른 모든 과에 대해서도 불참비 징수에 대한 유무를 확인한 뒤 불합리한 회비 추징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대학 관계자는 "표현 자체는 잘못됐다. 신입생들의 등록기간도 아직 안 끝난 상황인데, 학과 차원에서 진행하는 오리엔테이션의 참석을 독려하다 보니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자세한 경위에 대한 진상조사를 벌이겠다"고 말했다.

(대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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