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난 벽, 수리못해.." 쪽방촌 할머니의 겨울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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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이번 주말은 추위가 잠시 주춤하겠지만, 다음 주에는 또 매서운 한파가 찾아올 거라는 예보가 나와  있는데요, 올겨울 나기가 유난히 힘든 사람들이 있습니다.

쪽방촌 사람들의 혹독한 겨울나기를 정경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포탄이라도 맞은 듯 다 쓰러져 가는 마을.

지붕엔 눈과 고드름이 그대로 얼어붙어 있습니다.

벽이 허물어진 쪽방에 세들어 살고 있는 할머니는 집수리를 아예 포기하고, 엉성하게 붙여놓은 천막으로 영하 10도를 밑도는 한파를 견뎌내고 있습니다.

[김영희/서울 거여동 : 구멍이 이만큼 나 있어요.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내가 이렇게 (천막을) 쳐놓기만 했어요. 이렇게 공간이 떠 있어요. 저쪽도 그렇고…]

수도꼭지가 얼어붙을 때마다 매번 끓인 물을 부어 녹여보지만, 요즘 같은 한파엔 속수무책입니다.

[이성임/서울 거여동 : 얼어요. 그냥 이렇게 바깥에 있어서…가스통도 얼어서 밥도 못해먹고 그랬어요, 한 이틀…]

북한산 자락 곳곳에 늘어선 또 다른 판자촌.

마을로 들어서는 입구입니다.

경사가 가파르고 곳곳에 눈까지 얼어 붙어있어 상당히 위험합니다.

주민들은 매년 이맘 때면 얇은 판자 지붕이 눈을 버텨낼 수 있을지 마음을 졸입니다.

최근엔 재개발 예정지로 철거를 앞두고 빈 집이 늘면서 무료로 공급되던 연탄도 받기 어렵게 됐습니다.

[최영자/서울 정릉3동 : 한장에 1천원씩을 주면 갖다주지 그 외에는 안갖다줘요. 내가 손이야 발이야 얼마나 울고불고 사정하고 빌었는데. 그렇게 울어보긴 처음이야.]

기록적인 한파가 의지할 곳 없는 이들에겐 더욱 더 혹독하고 길게만 느껴집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오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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