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폭풍에 폐허로 변한 마을…농민 '망연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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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낙동강 근처 한 마을에 모래폭풍이 덮쳐 밭이며 집이며, 온통 다 폐허처럼 변했습니다. 생전 처음 당한 일에 주민들은 넋이 다 나갈 지경인데요. 낙동강 준설토가 문제였습니다.

TBC, 권준범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구 달성군 구지면의 한 가정집.

대청 마루에 뿌연 모래가 한가득 내려 앉았습니다.

하루에 몇 번씩 쓸고, 닦아내도 소용이 없습니다.

[김을임/마을 주민 : 아이고 사람 죽겠는데, 좀 살려줘요. 막 눈도 못 뜰 정도로 바람이 붑니다.]

인근의 비닐하우스, 출하를 앞둔 오이가 모두 말라 죽어가고 있습니다.

[곽원섭/마을 주민 : 속이 타죠. 농사 힘들게 지어서 이런 식으로 만들어 놓으면 농민들이 가만 있겠습니까?]

이 마을 주민들이 난데없는 모래 바람에 시달리기 시작한 건 지난달 말, 국가산업단지를 조성 중인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농지 매립을 위해 인근 낙동강 준설토를 반입하면서부터입니다.

지난 보름 동안 반입된 준설토만 10만 톤에 이릅니다.

벼가 심어져 있던 논은 이제  거대한 모래 산으로 변했습니다.

하지만 LH 공사는 강한 바람이 불면 언제 모래 폭풍으로 변할지 모를 준설토를 차단 시설없이 산더미처럼 쌓아두면서 피해를 키웠습니다.

[LH 공사 관계자 : 넉 달 사이에 전체 준설토를 받기 위해선 시간적으로 너무 촉박합니다. 그래서…]

피해 농가들은 오는 2014년까지 조성되는 국가산업단지사업부지에 편입된 주민들입니다.

지난 달부터 토지 보상이 시작되지 마자 불어닥친 모래폭풍에 주민들은 밤잠을 설치고 있습니다.

(TBC) 권준범 기자

(영상취재 : 김명수(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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