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화려한 조경과 편의시설을 갖춘 새 아파트 단지가 속속 들어서고 있는데요. 입주자들에겐 큰 인기지만, 정작 화재가 났을 때는 소방작업에 심각한 장애물이 되고 있습니다.
정형택 기자가 그 실태를 집중취재했습니다.
<기자>
52m 높이의 고가사다리 차가 서울의 한 고층 아파트 단지로 들어섭니다.
소방로를 따라 이동하다 좁은 도로와 각종 시설물 때문에 이내 멈춰 서고 맙니다.
[이상연/소방관 : 회전 반경은 최소한 이 차가 들어갈 수 있는 게 8미터인데, 여기 인공 장애물 때문에 8미터가 나올 수가 없기 대문에 못 들어가고 있습니다.]
단지 내 또 다른 아파트.
사다리를 펼쳐 보지만 베란다까지 닿지 못합니다.
아파트 앞에 조성된 반경 30 미터의 화단이 사다리차의 접근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황석동/소방관 : 각도가, 거리가 멀기 때문에 4층에서 한 5층 거리, 높이 밖에… 그것도 화재 진압은 가능한데, 인명 구조는 불가능합니다.]
이번엔 45m짜리 고가 사다리차로 다른 지역을 점검했습니다.
소방로가 좁은 것은 물론 구불구불 휘어져 있어 아예 후진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도로 폭이 3.6미터에 그치다 보니 펼치면 4미터가 넘는 안전보조다리를 다 펼 수도 없습니다.
미관과 편의를 위해 조성된 정원과 각종 구조물들이 소방활동에 장애가 되고 있지만 이 아파트들은 모두 건축허가가 났습니다.
소방로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최재선/소방방재청 방호계장 : 소방활동 통로에 합당한 기준과 그 절차를 판단하는 하위 입법 과정을 진행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법이 정비돼도 이를 소급해서 적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이미 지어진 상당수 초고층 아파트들은 여전히 위험한 상태로 남게 됩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이승환, 영상편집 : 문상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