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격 그대로…돈 대신 신뢰 택한 '양심배추'


<8뉴스>

<앵커>

배추 값이 치솟았는데, 지난해와 같은 값으로 김장용 절임배추를 공급하겠다는 산지 농민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값을 더 쳐주겠다는 중간 상인들의 유혹을 뿌리치고 소비자와의 신뢰를 택한 겁니다.

이용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충북 청원군 절임배추 작목반 16농가는 최근 배추 값이 폭등하자, 절임배추 가격을 얼마로 해 예약을 받아야 할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지난해에는 8포기에서 10포기가 담기는 20kg 한 상자를 2만 원에 팔았지만, 현재 시세로는 10만 원 이상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농민들은 가격을 올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기존 고객들에게 지난해 가격 그대로 예약을 받기로 한 겁니다.

[윤창한/청원생명미원절임배추 작목반 : 비싸다 그래서 가격 확 올려서 팔면 쌀 때는 소비자가 우리를 봐주는데, 비싸다고 우리가 소비자를 외면할 수 없으니까…]

농민들은 포기 당 2천원씩에 사겠다는 중간 상인들의 유혹도 뿌리쳤습니다.

고객들과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농가당 수천만 원씩의 수입을 포기한 겁니다.

[이주성/청원생명미원절임배추 작목반 : 올해 시장에 만약에 판다면 농사 몇 년치 지은 것은 했겠죠.]

충남 연기군 농민 10여 명도 20kg 절임배추 1상자를 지난해와 같은 2만 원씩 받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런 농민들의 소식이 알려지자 예약주문이 밀려들었고, 괴산지역 80여만 상자, 연기지역 5천 상자의 절임배추 예약이 일주일도 안 돼 모두 마감됐습니다.

[조대희/연기 절임배추연구회장 : 어제 끝났어요. 어제 12시경에 마감이 끝났습니다.]

농민들은 배추가 모자라, 원하는 소비자에게 모두 판매할 수 없는게 그저 미안 할 따름이라며 오히려 아쉬워 했습니다.

(영상취재 : 강윤구, 김유찬(CJ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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