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오면 숨어라"…미화원 '막 대하는' 인천공항

"인천공항 미화원 435명 수억대 임금체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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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세계 최고의 서비스 수준을 자랑하는 인천공항, 하지만 여기서 일하는 미화원들은 임금체불과 인격모독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VIP가 오면 숨어 있으라는 얘기까지 들었습니다.

김형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인천공항에서 미화원으로 일하는 박의열 씨, 한 달에 100만 원 남짓 급여를 받아온 박 씨는 최근 노무사에게서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습니다.

박 씨가 소속된 용역회사가 자신의 1년 4개월치 시간외수당과 휴일근무수당 등 22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박의열/인천공항 미화원 : 열심히 일했는데, 그런 돈을 안주고 이렇게 했다는 게 나는 너무 억울하다는 거죠. 그 돈은 받을 돈이잖아요.]

박 씨의 동료 미화원 435명도 모두 6억 원 넘게 임금을 덜 받았습니다.

나이가 많고 직장생활이 처음인 주부들이 대부분이어서 용역업체의 임금 체불을 눈치채지 못했던 겁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닙니다.

미화원들은 소속 용역회사와 원청업체인 인천공항공사 측으로부터 수시로 인격적인 모욕을 당했다고 주장합니다.

[미화원 : 높은 사람들 오면 장관님이라든지, 공항공사 사장님이라든지 화장실이든 어디든 안 보이는 데로 가 있으라는 거야.]

[미화원 : 우리 지저분하니까 카트 저리로 끌고 가서 있어라. 화장실이고 뭐고 막 밀어대는거야. 우리가 거지도 아니고.]

이에 대해 공항공사와 용역업체 측은 요인 경호를 위한 현장 지침이 와전됐을 뿐이라는 입장입니다.

[황석/인천공항공사 시설환경팀장 : VIP가 지나가는 동선 상에 직원들이라든지, 작업이라든지 있으면 일부러 거기서 청소를 하고 있을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공항공사 측은 노동청 지시에 따라 용역업체에 체불임금 청산을 지시하겠다고 밝혔지만, 인천공항은 허술한 노무관리로 인해 5년 연속 세계 1등 공항이라는 명성에 오점을 남기게 됐습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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