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진주, '겁 없는 패기'로 은메달 손에 쥐다


"저희도 깜짝 놀랐습니다. 가능성은 있는 선수지만 그렇게 잘할 줄은 몰랐죠"

문진주(17.대전체고)가 16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회 청소년올림픽 레슬링 여자 70㎏급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것은 국내 레슬링 관계자들조차 예상하지 못한 쾌거다.

비록 결승에서 캐나다의 도로시 예이츠에게 아쉬운 패배를 당하긴 했지만 등록 선수가 300여명에 불과한 한국 여자 레슬링에서 은메달이 나올 것이라 예상한 이조차도 별로 없었다.

실제로 주니어와 시니어를 통틀어 세계 대회에서 결승에 오른 것은 문진주가 처음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문진주가 국제 대회에 참가한 것은 지난 5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치른 대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무명'이나 마찬가지인 선수가 단숨에 정상을 넘보는 자리에 오른 것이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문진주를 지도해 온 장순환 대전체고 감독은 쾌거의 비결을 '과감함'에서 찾았다.

장 감독은 "문진주는 성격이 과감하고 겁이 없다. 청소년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던 5월 우즈베키스탄 대회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대담하게 경기를 치르더라"면서 "그래서 오히려 잘 모르는 선수와 만나도 과감하게 맞붙어 좋은 결과를 얻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장 감독은 충남여중 3학년 때 학교 선배의 소개로 만난 문진주를 레슬링에 입문시킨 주인공이다.

장 감독은 "처음에 특별한 자질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다만 근력이 좋고 몸이 유연해 힘과 기술을 보완하면 좋은 선수가 되리라 봤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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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문진주는 누구나 한두 번씩은 포기를 생각할 만큼 고된 훈련을 이겨내고 장 감독의 예상보다 더 좋은 선수가 됐다.

남자 선수가 5배 가까이 되는 대전체고의 현실 탓에 3년 동안 남자 선수들과 똑같은 훈련 스케줄을 소화하면서도 슬럼프나 부상 없이 꾸준히 성장했다.

주변에 대덕대와 유성구청 등 레슬링팀이 많다 보니 위 체급의 선배들과 자주 경기를 했던 것도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됐다.

문진주는 그렇게 3년 만에 국내 대회 우승을 다투는 강호로 자라났다.

장 감독은 "레슬링은 5~6년은 해야 실력이 드러나는 종목이다. 그야말로 일취월장했다고 볼 수 있다. 조금만 더 가다듬는다면 4년 정도 후에는 정상급 선수로 자라날 수 있다"고 기대를 전했다.

물론 아직은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

경쟁자끼리 서로 잘 아는 국내 대회에서 성적이 들쭉날쭉하다는 것은 그만큼 세밀한 부분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기술과 경기 운영 등도 아직은 초보 티를 벗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장 감독은 "유연성을 타고난 만큼 졸업하고 유성구청에 입단해 고급 기술을 배운다면 기술적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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