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가 이재명 신임 시장의 공약을 이행하려고 이미 주거·상업지역으로 개발계획 승인이 난 1공단 부지를 공원으로 만들려고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면 공원화를 위해서는 수년에 걸쳐 진행된 행정행위를 원점으로 되돌리고 수천억원의 사업비도 마련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 있어 전면 공원화가 성남시에 도움이 될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성남시는 1공단 부지 전체를 공원으로 만들어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제공하겠다는 이 시장의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들어갔다고 21일 밝혔다.
1공단 부지는 성남시 구도심 한가운데인 수정구 신흥동 2458 일대 8만4천235㎡ 규모로, 성남지역 시민·사회단체가 공원화를 요구해온 곳이다.
이 시장은 당선 직후 1공단과 관련한 일체의 인.허가 행위를 중단하라고 시에 요청한 뒤 시장으로 취임하고 나서 자신의 공약인 공원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1공단을 전면 공원화하려면 여러 가지 걸림돌을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성남시는 2005년 6월 1공단을 이전하고 그 자리에 아파트와 주상복합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용도 변경하는 내용을 담은 '2020년 성남도시기본계획'을 옛 건교부로부터 승인받았다.
이어 1공단 부지를 주거용지 2만9천407㎡, 상업용지 2만6천778㎡, 도시기반시설 용지 2만8천50㎡로 개발하기로 하는 '성남신흥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을 지난해 5월 전임 집행부가 승인했다.
1공단 부지를 전면 공원화하려면 6년여에 걸쳐 확정된 도시기본계획과 개발계획을 모두 원점으로 되돌려야 한다.
이를 위해 도시개발구역 지정 취소와 도시기본계획 변경수립 절차를 거쳐 공원으로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러나 이 같은 행정절차를 마치려면 최소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데다 도시기본계획변경 승인 권한도 성남시가 아닌 경기도가 갖고 있어 변경 여부가 불투명하다.
또 1공단 부지 중 7만4천146㎡가 이미 아파트 및 주상복합건물을 지으려는 SPP㈜의 소유로 되어 있어 공원 조성을 위한 행정절차 이행 시 행정행위 중지와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다툼이 예상된다.
SPP는 지난해 11월 4천250억원에 이 땅을 매입한 뒤 지난 5월 성남시에 도시개발사업 시행자 지정을 신청한 상태다.
또 시의 재정이 어려워 모라토리엄 선언을 한 성남시가 수천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1공단 공원화 사업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도 미지수다.
성남시 관계자는 "1공단을 모두 공원화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고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라며 "부지 매입을 위해 어떻게 돈을 마련할지 여러 가지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