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된 이후 세종시가 본격 조성될 충남 연기군 일대의 부동산 시장에 오랜만에 기대감이 돌고 있다.
시장의 발목을 잡았던 개발 방향의 불확실성이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상당 부분 사라졌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원안이냐, 수정안이냐를 놓고 정치권 논쟁이 지루하게 이어지고 개발 계획이 표류하면서 약세를 면치 못했던 아파트 값도 회복세로 돌아서며 추가 상승을 욕심내는 분위기다.
4일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충남 연기군의 아파트 평균 매맷값은 0.42% 상승해 1분기 0.01%에 이어 오름 폭이 커졌다.
이 지역 아파트 값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여야가 세종시 해법을 놓고 대치하기 시작한 2008년과 지난해 각각 1.44%와 0.71% 내리며 침체기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최근 경부선 조치원역 부근의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분위기가 반전되는 양상이다.
조치원읍의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우방, e편한세상, 자이 등 새 아파트의 매맷값이 최근 수백만원가량 올랐다"면서 "개발이 순조로울 것이라는 기대감에 집주인들도 저가 매도를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2006년 8월 입주를 시작한 신흥 대우푸르지오 109㎡형은 수정안이 나온 올해 초만 해도 1억5천500만~1억5천800만원선에 팔렸으나, 최근에는 1억6천만~1억7천만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또 수정안이 최종 부결된 6월 말 이후에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다시 늘고 있다.
한 중개업소 사장은 "수도권을 비롯한 타지에서 매물을 찾거나 현장 분위기를 묻는 전화가 크게 늘었다"며 "호재를 접한 집주인들이 추가 상승 기대에 매물을 거둬들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지역에 내년 하반기 7천가구를 시작으로 총 20만가구에 달하는 아파트가 쏟아져 나올 예정이어서 가격이 올라도 그 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행정중심복합도시 개발 계획이 발표된 이후 연 20%가 넘는 폭등세를 보였던 땅값도 2008년 이후의 약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됐지만, 여전히 '플러스 알파'(+α) 논쟁 등으로 개발 방향을 확신하지 못하는 투자자가 많아 적극적인 거래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모든 게 정리되고 거래가 늘어나면 다소간 상승 여력은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