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오늘(17일) 경기에서 북한의 공격수 정대세 선수의 투혼은 단연 압권이었습니다. 평범치 않은 이력과 행동으로 경기전부터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정대세 선수는 오늘 보인 투혼으로 다시 한 번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박민하 기자입니다.
<기자>
그냥 펑펑 울었습니다.
일본에서 태어난 대한민국 국적의 북한 국가대표.
그 눈물엔 꿈에 그리던 바로 그 무대에 섰다는 감격이 녹아있었습니다.
[정대세/북한 대표팀 공격수 : 이 날을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대단한 장소니까, 대단한 대회이고, 정말 그런 무대에서 브라질이란 세계 1등의 팀하고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이 정말로 마음속으로부터 기뻤습니다.]
FIFA에 자필 청원서를 보내는 등 숱한 우여곡절 끝에 북한 대표로 인정받아 밟게 된 월드컵 무대, 질 수 없었습니다.
철벽이라는 브라질 수비수 세 명을 제치고 슛을 날렸습니다.
홀로 외롭게 전방을 누비면서도, 끊임없이 돌파를 시도해 자신의 존재를 세계에 외쳤습니다.
찢어진 허벅지에서 흐르는 피도 그를 주저앉힐 수 없었습니다.
마이콘과 몸싸움을 하면서 넘어졌지만 다시 공을 뺏기 위해 분투하는 장면은 26살 청년의 꿈과 열정을 보여줬습니다.
의욕에 넘쳐 조급해 하기도 했고 그렇게 열망하던 골을 터뜨리지는 못했지만, 44년 만에 터진 북한의 월드컵 골을 이끌어냈습니다.
경기 후 여러 번 서러운 한숨을 토해냈지만, 겸손함도 잊지 않는 성숙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정대세/북한 대표팀 공격수 : 세계1등 브라질을 상대하면서 자기실력이 이 정도라는 걸 느꼈지만 오늘 정말 좋은 체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유로 스포츠는 "움직임 하나 하나가 세계적인 공격수로 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며 가장 돋보였던 선수로 꼽았습니다.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들 속에서 주눅들지 않은 정대세의 플레이는 세계 축구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영상편집 : 김종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