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저녁 서울 시내 한 유치원.
퇴근을 한 아빠들이 하나 둘씩 모여듭니다.
오늘은 '아이와 놀아주기' 수업이 있는 날!
먼저 아이들의 몸을 구석구석 만져주며 친근감을 높이는데요.
온 몸을 주물러줌으로 해서 우리 아이들의 혈액 순환을 돕고 아빠의 손길만 닿아도 웃음을 터뜨리는 아이들로 강당 안이 떠들썩합니다.
[김기표(5) : 아빠랑 놀아서 더 좋아요.]
전문 놀이지도사가 이끄는 대로 아이들과 재밌게 노는 방법을 체계적으로 배우는데요.
아내에게 등 떠밀려서 참가한 아빠들도 기대감이 큽니다.
[정민철/서울 하왕십리동 : 체계적으로 리드를 해주시니까 조금 더 적극적으로 애하고 의사소통도 되고 재밌게 지내지 않을까.]
[김도연/놀이 지도사 : 엄마한테만 치우쳐 있는 애착 관계를 우리 아빠들도 더 많이 애들하고 시간을 가짐으로써 양성 간의 고른 애착 관계를 형성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비장한 눈빛과 예리한 손놀림!
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이곳은 아빠들의 육아 상식 시험장!
아이가 쓰던 작은 책상과 의자에 앉아서 문제를 푸는데요.
알쏭달쏭 쉽지가 않습니다.
[김창현/서울 홍익동 : 시험문제가 좀 어렵습니다. 문제를 잘 풀고 못 풀고를 떠나서 일단 푸는 것 자체가 육아에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아버지는 존재만으로 존경과 권위의 대상이었는데요.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아버지의 역할도 변화를 요구받고 있습니다.
[강순심/한 자녀 더 갖기 운동연합 : 여성도 가정의 일을 하고 돈을 버는 그런 위치가 되었기 때문에 돈만 벌어주는 그런 아버지의 역할이 아니라 육아도 함께 담당해줘야 하는 그런 아버지의 역할로….]
결국 과거의 권위적인 아버지 상으로는 집안에서 설자리가 없는데요.
이런 분위기를 타고 달라진 아버지의 역할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확산 되고 있습니다.
아예 아버지 공부를 지원하는 회사도 등장했는데요.
이 업체는 임원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아버지학교' 교육을 지원해서 가장들의 변화를 이끌어냈습니다.
[유경석/제약회사 차장 : 저희 아이들이 몇 학년 몇 반인지도 사실 몰랐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라도 애들하고 같이 보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해서 얼마 전부터 캠핑을 다니기로.]
[이우석/제약회사 대표이사 : 집안이 편안한 게 인격만 가지고 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거기에도 많은 교육과 전문적인 훈련과 이런 것들이 다 받쳐줘야.]
사회적인 성공 못지않게 아버지로서의 성공도 중요한 시대!
자녀에게 친근하고 존경받는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한 가장들의 노력은 계속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