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에 밟히고 뽑히고…희귀 동강할미꽃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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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동강 할미꽃은 강원도 동강 일대에 자생하는 우리나라 특산종입니다. 한창 꽃을 피워야 할 요즘, 관광객들의 이기심 속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조재근 기자입니다.

<기자>

가파른 석회암 절벽 바위틈, 한국 특산종 동강할미꽃이 하늘을 향해 보라색 꽃을 피웠습니다.

새 잎이 돋기 전까지는 한해 묵은 마른 잎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김영철/한국자생식물원 연구실장 : 경쟁종이 옆으로 침입하는 걸 막아주고 또 토양유실도 막아줄 뿐만 아니라, 수분이 급격하게 증발하는 걸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도로변 낮은 곳의 꽃들은 이 묵은 잎들이 모두 떨어져 버렸습니다.

깨끗한 꽃 사진을 찍겠다며 관광객들이 뜯어버린 겁니다.

심지어 꽃잎에 꿀물이나 자동차 워셔액까지 뿌려댑니다.

[관광객 : 보는 각도에 따라서 빛이…. 햇빛이 들어오면 광채가 (나서) 그 꽃도 살고, 옆에 있는 솜털 같은데 엄청…(살죠)]

[김영철/한국자생식물원 연구실장 : 동강할미꽃의 몸 안에 있는 수분이 밖으로 급격하게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동강할미꽃이 말라죽을 수도 있고요.]

절벽을 오르내리며 밟거나 아예 뿌리째 캐가기도 합니다.

더 좋은 각도에서 사진을 찍기위해 또는 꽃을 캐가기 위해 이렇게 바위를 훼손한 흔적도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송용삼/마을주민 : 아주 하얀색이라든지 또한 아주 색깔이 짙은 분홍색이라든지 이러한 희귀성 할미꽃은 유실이 많이 됐고, 지금 거의 멸종이라고 봐야됩니다.]

해마다 모종을 증식해 옮겨 심는 주민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관광객들의 이기적인 욕심탓에 동강 할미꽃은 해마다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허 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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