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현행법상 대부분의 성범죄는 친고죄, 즉 피해자가 고소를 해야 처벌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피해자를 위해서 도입된 제도지만 피해자를 오히려 두 번 울리는 부작용이 적지 않아 개정 논의가 활발합니다.
우상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성폭행을 당한 대학생 김 모 씨는 합의를 요구하며 학교까지 찾아오는 가해자의 부모로 인해 휴학해야 했습니다.
30대 여성 피해자도 담당 수사관이 '혐의 입증이 쉽지 않다'며 계속 합의를 종용해 결국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한 20대 여성은 가해자의 읍소에 합의해줬다가 오히려 무고혐의로 고소를 당했습니다.
사건이 공개되지 않도록 하고 피해자의 명예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친고죄가 거꾸로 피해자를 두 번 울게 만든 것입니다.
[이어진/한국성폭력상담소 상담원 : 벌을 주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돈을 목적으로 합의를 위한 것인지 이것이 이제 수사관으로 부터 끊임없이 평가가 되기 때문에 고소 동기에 대해서 굉장히 의심을 많이 받습니다.]
합의만 되면 아예 죄를 묻지 않다보니 성폭력 예방효과를 반감시킵니다.
[김인숙/변호사 : '합의해서 돈 주면 해결하면 되지'라고 하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강간죄 자체가 무서운 범죄라고 하는 거를 생각조차 못하는 거죠.]
여성계는 미국, 독일 등 대부분의 서구 국가에 친고죄라는 개념조차 없다며 폐지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중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강정희/변호사 : 피해자들의 의사를 존중해주고 명예를 보호해준다는 목적이 지금까지 당연히 목적자체는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도 신중하게 서로 상호 검토를 해서…]
또 친고죄를 폐지하더라도 비밀법정제나 상담소의 상담자료를 증거로 채택하는 등의 피해자 보호제도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충고합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오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