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글 던져버린 크라머…"코치 때문에 실격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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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이승훈 선수 물론 경기도 잘했습니다만 보신 것처럼 운도 따랐습니다.

이 종목 세계 기록  보유자인 네덜란드의 스벤 크라머 선수가 어이없는 실수로 실격 당하는 일이 벌어졌는데, 당시 상황 김유석 기자가 자세히 설명해드립니다.

<기자>

마지막 조에서 인코스로 출발한 크라머는 여섯바퀴 째부터 이승훈의 중간 기록을 앞질렀습니다.

그런데 여덟바퀴를 남겨놓고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아웃 코스로 빠져나가 50여 m를 달리던 크라머가 다시 급하게 인코스로 주로를 바꿉니다.

10,000m는 한 바퀴 돌 때마다 코스를 바꿔야하는데 크라머의 코치가 코스 변경 순서를 착각해 잘못 지시한 것입니다.

러시아 선수가 크라머와 같은 인코스로 지나가는 것을 보고서야 코치는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습니다.

얼굴을 감싸쥐고 괴로워했습니다

이런 사실을 모른 크라머는 계속 달렸습니다.

코치도 다시 모르는 척했습니다.

크라머는 주로를 착각했을 뿐아니라 당시 오른쪽 다리가 아웃코스에 걸쳐 실격 사유가 두 가지나 됐습니다.

크라머는 12분 54초 50에 자신의 주로가 아닌 인코스로 골인했습니다.

인코스를 한 번 더 돌아 실제로 뛴 거리는 10,000m에서 30m 이상 모자랐습니다.

크라머의 실격에 대한 공식 발표가 지연되면서 혼란도 빚어졌습니다.

UPI 통신은 크라머가 우승했다는 틀린 기사를 내보냈고 실격 사유를 놓고도 보도가 엇갈렸습니다.

크라머는 뒤늦게 코치로부터 실격사실을 전해듣더니 선글래스를 집어던졌습니다.

미안해하는 코치를 밀치며 분을 삭이지못했습니다.

[제라드 캠커스/크라머 코치 : 전적으로 내 실수였고 내 책임입니다.]

코치는 고개를 들지못했습니다.

크라머는 그런 코치를 외면했습니다.

상기된 표정으로 경기장을 떠났습니다.

[스벤 크라머/네덜란드 스피드 스케이팅 대표 : 너무 화가 납니다. 내 생애 가장 힘든 순간입니다.]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이 만세를 부른 2010년 2월 24일은 크라머와 네덜란드 국민들에게는 탄식의 날로 기억되게 됐습니다.

(영상취재 : 태양식, 영상편집 : 박정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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