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그제(18일) 이 시간에 술에 취해 저지른 잘못에는 상대적으로 관대한 우리 문화의 문제점을 보도해드렸는데 최근엔 이런 관행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조두순 사건을 계기로 사법부의 태도가 달라졌는가 하면 일반 기업에서도 관리가 엄격해졌습니다.

잘못된 음주문화를 살펴본 연속기획 오늘 마지막 순서 한승환 기자입니다.

<기자>

여자 어린이를 잔혹하게 성폭행한 조두순은 술에 취한 채 범행한 점이 인정돼 징역 12년을 선고 받았습니다.

[피해아동 아버지 : (판결문에서) 제일 화났던 부분은 '술에 취해서 변별력이 없고….' 하는 이 부분이, 다른 것에 비해서 제일 화가 나요.]

형법 10조는 분별력이 없는 사람이 저지른 범죄는 처벌하지 않거나 법정형의 절반까지 형량을 낮추도록 돼 있습니다.

법원은 술에 취한채 범행한 경우도 여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간주했습니다.

[한상훈 교수/연세대 법대 : 일부 범죄의 경우에 특별법 같은 경우에 중형주의를 취하다보니까 실제로는 음주 만취 돼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감경해주는 그런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영국은 우리나라와는 반대로 술에 취해 범행한 경우 가중처벌하고 있고 독일에선 주취범죄에 대한 처벌규정을 따로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도 조두순 사건 이후 음주감경을 해주는 판결이 줄어 들었고 법도 음주감경을 엄격히 심사하도록 바뀔 전망입니다.

일반 기업들도, 2차 안가기, 술 강요안하기 같은 절주 캠페인을 벌이는가 하면 조직관리차원에서 음주폐해를 차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김광기 교수/인제대 알콜·도박문제연구소장 : 전통적으로 음주폐해를 알콜중독이라든가 신체적 질환에 한정된 것으로 보던 것에서 사업장에서의 생산성 손실 이런것까지 보는 것으로 엄격해지고 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술로 인한 잘못을 너그럽게 보아 넘기던 관행이 책임을 묻는 쪽으로 바뀌기 시작하면서 음주강요와 만취가 당연시되는 음주문화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주용진, 영상편집 : 김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