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으로 부서지나…반구대 '암각화' 보전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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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울산 반구대 암각화 주변에서 바위의 풍화작용을 정상보다 훨씬 빨리 진행시키는 광물이 발견됐습니다. 암각화 보전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UBC 조윤호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45년동안 물에 잠겼다 나오는 일이 반복되어 온 국보 제 285호 반구대 암각화.

훼손이 진행되고 있는 암각화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치는 점토성 광물인 스멕타이트가 처음으로 검출됐습니다.

울산대학교가 한국자원연구원에 의뢰해 암각화 주변암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스멕타이트가 5.6퍼센트나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멕타이트는 자체적으로 물을 흡수하고 최대 8배 이상 암석 성분을 팽창시키는 성질을 가진 화학물질입니다.

반구대암각화 자체가 물을 흡수해 스스로 팽창한 뒤 제 살 깎기를 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또 일반적인 퇴적암과 비교해 암각화의 강도는 36.6%로 풍화 6단계 가운데 '흙으로 변는 속도가 매우 빠른 5등급 단계'로 나타났으며 마모율은 2배, 흡수율은 2.6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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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최근 암각화 보존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사연댐 수위를 60m에서 52m로 낮추자는 방안도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암각화 주변의 수많은 절리와 높은 흡수율 때문에 항상 물에 잠겨 있는 상태와 똑같다는 겁니다.

[조홍제/울산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  침투작용이라던지 그런 현상에 의해서 물을 늘 머금는다는거죠. 그러면 그 물에 의해서 팽창한다고 하면 암각화 자체가 약하기 때문에 쉽게 팽창하고 붕괴될 수 있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확인된 스멕타이트로 인해 지난 40여년 간의 반구대 훼손 속도보다 앞으로 10년 간의 훼손 속도가 훨씬 빠를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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